24시간의 내기 -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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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의 내기 - 06화 기사단 숙소에서

Written by 검은나비


방에 들어온 지 한 삼십분은 지난 거 같은데 어째 잠이 안 온다.
웬일인지 카론도 가만 있어주는데 왜이러니... 휴우. 이럴 때 확실히 쉬어야 하는건데... 응?

똑똑똑

"단장님 계세요?"

어라? 리아? 무슨 일 있나?
내가 몸을 일으켜 문을 열자, 살짝 열린 문 너머엔 예상대로 리아가 검은 눈을 반짝이며 웃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아, 안 주무셨네요? 혹시 제가 깨운 건 아니죠?"
"응. 왠지 잠이 안 와서."
"헤에~ 잘됐네요. 가져오길 잘했어요."

리아는 방긋 웃으며 웬 알약과 물병을 내밀었다. 이거 그 리아수인가? 이건 언제 받아도 고맙지.
내가 그것들을 받자 리아는 나를 밀듯이 침대로 보내더니 내 옆에 털썩 앉았다.

"드시고 푹 쉬세요. 힘들게 구한 거예요. 제가 간호해드릴게요."
"에... 저기 리아야, 고맙긴 하지만 내가 뭐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이렇게 까진..."

아니 사실 원인이 카론이니까 누가 옆에 있으면 좀 부담스럽고 말이지. 언제 또 그자식이 허리를 튕겨댈지 모르는 거다 보니... 끄응.
차마 대놓고 말하지 못할 속사정에 살짝 난색을 표했지만, 리아는 허리에 탁 손을 얹더니 엄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허! 쉴 때는 확실히 쉬어야 하는 법이에요. 단장님- 아니, 레이린 언니가 알려준 거잖아요?"
"...리아야."

아주 어릴 적에 불렀던 것처럼 나를 언니라 부르며 방긋 웃는 리아의 얼굴을 보자니 왠지 마음까지 다 따듯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아, 그래. 내가 이런 사랑스러운 동생의 호의를 거절해서야 되겠어? 엘라인께서도 내가 이러길 바라시겠지!

나는 씩 웃으며 약을 삼켰다. 다행이도 약은 쓰거나 하진 않았고, 물도 역시 달콤한 리아수였다. 우와, 이 물 진짜 맛있다. 더 먹고 싶은데 차마 더 달라곤 못하겠고... 쩝.

"크, 고마워 리아야."
"고맙긴요."

리아는 하얀 머리카락을 찰랑대며 방긋 웃어보였다.
그리고 말했다.

"오히려 죄송하죠."
"뭐? 그게 무..."

풀썩!

리아의 말을 채 인지하기도 전에, 갑자기 몸에 바위를 매단 듯 몸이 무거워지더니,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져 버렸다. 뭐, 뭐야?! 이런 미친! 전신갑옷을 입고도 전속력으로 달리는 내가?! 이건 거의 어린 여자애 수준인데? 아니, 그보다 못해! 이게 대체 무슨...?
나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리아를 바라보았다.

"리아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몸이..."
"헤에, 역시 비싼 값을 하네요. 생각 이상으로 빠른 효과에요."
"....그럼 역시 네가?"

대체 왜? 어떻게 리아 네가?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리아가 날 배신해? 내가 어릴 때부터 보고, 가르치고, 돌봐온 리아가 날 배신한단 말이야? 그럴 리가... 없지!

잠시 후 나는 질끈 눈을 감아버렸다.
가까이 다가온 건지 리아의 목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렸다.

"단장님. 기분이 어떠세요?"
"글쎄, 그냥 그런데?"
"화... 안 나세요?"

화? 화는 날 사람한테나 나는 거지. 넌 내가 화날 사람이 아니야. 리아야.
나는 번쩍 눈을 떴다. 나와 눈이 마주친 리아가 움찔하는 것이 보였지만, 무시하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

"난 널 믿어.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면 뭔가 이유가 있겠지."
"...전 이대로 단장님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을 수도 있는데요?"

리아는 허리에 찬 검을 들어 올려 내 가슴을 겨눴다. 검은 장미가 양각된 우리 블랙로즈 기사단의 검. 그 날카로운 검이라면 내 숨을 끊는 것도 어렵지 않겠지. 지금은 반항도 못하고 말야.
하지만 리아야, 네가 그럴 리가 없잖아? 진지한 상황임에도 왠지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정말 그렇다면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거겠지. 하지만 말이야, 난."

나는 정면으로 리아의 눈을 바라보았다.
살짝 떨리는 검은 눈동자 너머로 금발의 여자가 당당하게 녹안을 반짝이고 있었다.

"내 눈을 믿어. 리아 넌 날 배신할 사람이 아니야."
"....하여튼."

철컥!

리아가 검을 집어넣음과 함께 방 안을 맴돌던 무거운 분위기가 사라졌다.
이건 살았다... 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솔직히 별로 무섭진 않았는걸. 뭐 리아가 찌를 수도 있단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리아라면 괜찮다 싶기도 했고... 아, 카론을 더 못 보게 된다는 건 좀 슬픈데.

내가 잠깐 잡생각에 빠진 사이, 리아가 내 옆에 털썩 드러누워선 나와 눈을 마주쳤다.
리아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후훗, 역시 레이린 언니네요. 당할 수가 없다니까요. 잠깐 장난 좀 치려고 했는데 감동을 받아버렸어요. 솔직히 단장님이 절 이정도로 믿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뭐, 나야 널 믿으니까. 근데 이 약은 진짜 뭐야?"

소드마스터를 이렇게 쉽게 무력화시키다니, 평범한 물건이 아니잖아?
아무리 방심했다지만 이렇게 쉽게 당하다니, 일국의 소드마스터로서 솔직히 부끄럽네. 전장이었다면 어쩔 뻔했어? 하아.

걱정하는 내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리아는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해주었다.

"후훗, 너무 걱정 마세요. 평소라면 안 당했을 거예요. 몸에 좋은 약인데, 너무 빠르게 치료하느라 잠깐 마비가 온 것뿐이에요. 마비도 아무리 길어야 한 시간이면 풀리구요."
"뭐, 그건 다행이네."

그래도 앞으로 조심하긴 해야겠어. 확실히 위험... 아니, 잠깐만. 뭔가 느낌이 좀 이상한데?
내가 살짝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리아는 잊어버렸다는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리고 그 한마디에 내 얼굴은 완벽하게 구겨져 버렸다.

"아, 그리고 그 한 시간 동안 몸이 좀 많이 민감해진다는 부작용이 있어요."
"....망할."

엘라인이시여어어어!!! 너무하세요! 왜 하필 지금인가요! 보지 안에 자지를 꽉 물고 있는 이때, 언제 카론의 자지가 날뛸지 모르는 이때!!
커흑, 후불 좀 요구했다고 너무하시는 거 아니에요? 흑흑.

내가 참 빌어먹을 타이밍이라고 욕하는 사이, 갑자기 리아가 불쑥 내 얼굴 코앞까지 몸을 들이밀었다.

"단장님. 저 할 말이 있어요."
"잠깐만, 근데 리아 너 왜 이리 다가오니?"

나는 내 코앞까지 다가온 리아를 보고 무심코 살짝 물러났다. 왜, 왠지 불안하다? 아까 검으로 겨눠질 때보다 훨씬 더 불안한데? 내 육감이 비명을 지르고 있어!
그리고 그 다음에 이어진 리아의 말, 아니 행동은 내 불안감의 원인을 콕 짚어주었다.

쪽♡

"?!?!"
"에헤헷, 해버렸다. 단장님, 제 입술 어때요?"
"어, 어... 부드러웠어."

나를 꼬옥 껴안아오는 리아를 향해 나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대답했다.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웬 키스? 그래, 리아도 키스가 궁금한 거겠지. 그래서 가장 가까운 사람인 나한테 그냥 한번 해본 거... 겠지?
왠지 가슴 속에서 스멀스멀 불안감이 커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런 내 생각이 맞다고 광고하기라도 하듯 리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아선 말을 걸었다.
다행이다. 그냥 해본건가 보네... 휴우.

순간 안도의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 게, 만약 내 생각이 틀린 거라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 생겨버릴 테니까. 리아는 내가 카론이랑 갈 데까지 간 사이란 걸 모르니... 쩝, 언젠간 말해주긴 해야 하는데.
그렇게 고민 반, 안도 반으로 몸에 힘을 쭉 빼고 눕자 리아는 갑자기 나를 향해 말을 걸었다.

"저기, 언니 혹시 제국 황실기사단 내에서 언니 별명이 뭔지 아세요?"
"어? 그거야 진홍의 장미(Crimson Rose)아니야?"

그래서 레즈로드 기사단장 페이가 날 그렇게 미워하잖아. 블랙로즈 기사단장 별명이 붉은 장미라고. 제가 실적을 못 세운 주제에 어디서. 흥!
내 대답을 들은 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건 일반적인 별명이고 황실기사단 안에선 달라요. "Horny Rose"라고 해요. 특히 여기사들은."
"헤에?"

그랬나? 난 몰랐는데... 나한테 숨은 별명이 또 있었단 말이야? 근데 그건 무슨 뜻이야? 뿔난 장미? 내 성격이 까칠하단 의미인가? 그건 확실히 나도 인정하지.
내 대답이 이상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리아는 다시 말했다.

"혹시, 무슨 의민지 모르세요?"
"뿔난 장미 아니야? 내 성격이 좀 그렇잖아."
"...."horny"는 "흥분한", 혹은 "발정난"으로 읽어요. 즉 "발정난 장미"라구요."
"아, 그래. 발정난 장미... 발정난 장미이이이이?!"

바, 발정이라니! 발정이라니!? 왜? 내가 뭘 어쨌다고 발정난 장미야! 난 한 남자밖에 모르는 순결한... 아니 깨끗... 아무튼 큰 문제없는 여자라고! 게다가 발정난 장미라니! 내 처음 별명이 순수의 기사(Innocent knight) 였는데에!! 순수가 어떻게 발정으로 진화했어?!
내가 분노와 당황의 시선을 담아 리아를 노려보자, 리아는 푸욱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 단장님. 저희들도 바보가 아니에요. 어쩌다 한두 번이면 모를까, 아픈 것과 성적으로 흥분한 건 구별할 수 있다고요. 저희도 성(性)을 아는 여자인걸요."
"....윽!"

리아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찔리는 게 있었다.
그, 그놈의 벌칙... 거의 1주일에 한 번은 로터를 보지 속에 넣고 왔는데 안 걸린 게 용하다 했더니, 그냥 쉬쉬한 것뿐이었어?!
황실기사단원들이 다 내가 음란한 여자인 걸 안단 말이지? 으으으, 나 진짜 어떻게 해! 어쩐지 연무장에서 그 헛짓거리를 했는데도 별 소리가 없더라!

내가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 리아는 더 가까이 와서는 내 몸 위에 몸을 실었다.
아우, 힘이 없어서 반항할 수가 없어...!

"자아, 그러니까 단장님. 저도... 흥분했어요. 우리 같이 뜨거운 시간을 보내자구요."
"아, 아니 잠깐만! 넌 기사단원이고, 난 기사단장이야! 게다가 우린 가족이라고! 이런 관계는...!"
"그게 중요해요? 전 지금 뜨겁고... 단장님도 뜨겁잖아요. 지금 단장님은 그야말로 "Horny Rose"인걸요."

리아는 내 귓가에 속삭이고는 내 가슴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중요해애앳!! 중요하다고! 그게 안 중요하면 뭐가 중요해!? 너랑 나는 둘 다 로즈기사단원이라고! 둘 다 여자란 말이다아아아!! 난 레즈에는 흥미 없엇!
아우우, 이걸 어쩌지?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내 머릿속에 카론의 목소리가 울렸다.

[어이어이, 레이린 그냥 그렇게 당할 거야? 너 레즈비언으로 취미 바꿨어? 이 감각을 잊은 거야?]

카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론의 자지가 거의 끝까지 빠져나갔다 밀려들어왔다.
카론의 크고 단단한 귀두가 내 자궁을 사정없이 때려대는 순간, 나는 저도모르게 새된 신음을 흘려냈다. 약 때문에 몇 배로 강하게 느껴져 그런가, 도저히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이다.

"히그으윽?!"

[우리는 지금 섹스중이란 걸 기억하라구~]

카, 카론 이 빌어먹을 자식--!!!
이 상황에서 허리를 튕기면 어떻게 하란 말이야! 아흐흐, 안 그래도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몸인데 그렇게 허리를 튕기면... 가, 가버릴 것 같잖아!

"....으으윽!"

나는 최대한 이를 꽉 깨물며 신음성을 참아내었다. 참아라, 레이린! 버텨내! 넌 할 수 있어! 전쟁터를 떠올려! 그 피비린내 나는 지옥을...!
억지로 이를 악물고 다른 생각을 떠올린 덕인지, 다행히도 흥분은 조금씩 가라앉는 듯했다. 휴우, 살았다.
하지만 나는 아주 커다란 변수 하나를 잊고 있었다.

"단장님... 제 손으로 그렇게까지 흥분한 거예요? ...기뻐요."

내 가슴을 만지작거리던 리아는 내가 신음을 흘린 게 기쁜 듯,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다.

이런, 리아를 잊었다!!
리, 리아야 그런 게 아냐! 너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이 상황을 설명... 설명을... 해야... 하는데....

....뭐라고 설명하냐!!!
"애인이랑 내기를 했는데 그게 새로운 마법 아티펙트를 이용한 내기라서 지금 내 보지 안에 카론의 자지가 들어와 있다"는 내용을 무슨 수로 설명해!
난 대외적으로 남자 따윈 모르는 순결한 처녀란 말이야!!!! 이런 망할! 정말이지 진짜 난감, 아흐으윽!!

"하으응...!"

머리가 혼란스러워지자 어느새 악문 이가 풀어졌는지, 강렬한 공성추가 자궁을 두드리자 나도 모르게 신음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으으, 그 약 때문에 지금 너무 민감하단 말이야!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듣는 리아의 눈이 살짝 몽롱하게 풀리기 시작했다.

"아아, 단장님, 단장님이 그렇게 야한 목소리를..."

아니, 얘 점점 더 눈이 맛이 가잖아! 리아 너 언젠가부터 한손이 네 치마 안으로 들어가있다? 소드마스터의 예민한 귀에 잡히는 찔꺽이는 소리가 두갠데? 하나가 내거면 하나는 뭐냐?!
리아는 어느새 내 위에 완전히 누워, 말할 때마다 내 얼굴에 뜨거운 입김과 하얀 은발이 스칠 정도였다. 으아아, 위험해! 이 거리 위험하다고!

"단장님. 그거 아세요? 하프엘프의 애액은... 정말로 달콤해요."
"그, 그래? 그건 부럽네."
"아마 단장님도 잘 아는 맛일거에요. ...확인해보실래요?"

꼬, 꼭 알아야 하니? 뭐랑 비슷한데? 꿀이니? 설탕? 뭔진 모르지만 어지간하면 대체제로 만족하면 안 될까?
리아는 어느새 꺼낸 건지 끈적하고 투명한 액체로 가득한 손가락을 야릇하게 핥고 있었다. 그 손가락에 묻은 액체가 무엇인지는 왠지 묻지 않아도 알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리아는 흑요석처럼 반짝이던 눈을 광기로 번득이며 내 가슴을 만지던 손을 내려 내 치마 안을 향했다.

"단장님, 제가 더 기분 좋게..."
"아, 안 해도 돼! 난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제발 좀! 너, 너무 가깝잖아!"

으아아아악! 안돼애애! 지금 내 팬티를 만지면 다 들켜버린단 말이야!
안에 자지가 달린 팬티를 입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는 날에는 진짜 끝장이라고!!! 발정난 장미 수준이 아냐! 진짜로 목이 날아간단 말이야! 네가 좋아하는 내 목이! 그래도 좋냐, 리아!?

나는 당혹스러움과 혼란스러움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리아를 밀어내려 애쓰기도 했지만, 지금 내 힘으로 강한 기사인 리아를 밀어낸다는 건 택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내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결국 리아의 손은 내 팬티에 닿아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콰앙!

"꺄아악! 으..."

털썩!

".....에?"

순식간에 날아가 벽에 부딪힌 리아는 바닥에 풀썩 엎어져 일어나지 않았다.
뭐, 뭐야? 리아가 갑자기 왜 날아가? 아니아니, 그전에 리아가 이렇게 쉽게 기절할 애가 아닌데? 쟤 우리 블랙로즈 부단장인데?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저도모르게 멍하니 중얼거렸다.

"무슨 팬티가 기사를 한방에 보내?"

잠깐 황당해하던 나는 일단 리아를 들어다 리아의 방에 던져놓았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방문을 잠그곤 귀걸이를 잡고 말했다.

[카론. 너 대체 이 팬티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팬티가 최상급 익스퍼트를 한방에 기절시켜?]
[아아, 그냥 간단한 충격마법에 수면마법을 섞었을 뿐이야. 방심해서 제대로 걸린 거지. 너랑 나 말고 팬티에 손을 대면 누구든지 그렇게 되게 해놨어. 들키면 곤란하잖아. 어때, 고맙지?]
[....그런 건 미리 좀 얘기해주면 안 돼?]

이자식... 그럼 그걸 다 알고 있었단 말이지? 어쩐지 그 위기에서도 피스톤질을 멈추질 않더라! 나, 난 진짜 큰일 나는 줄만...
아 갑자기 카론 이자식이 더 미워지네. 게다가 이자식 아직까지 계속 피스톤질이잖아! 좀 적당히 햇!

[아~~주 고마워 죽겠다! 카론 너 진짜 집에 가서 두고 보...]
[크윽! 싼다!]
[자하아아악?!]

"자하아아악?!"

푸슛! 푸슛!

"아, 으, 아아...."

으, 아.... 가, 가버렸어.... 이, 이자식이 갑작스레 싸다니....
나는 제멋대로 움찔거리는 보지와 아직도 정액을 뿜어대는 카론의 자지를 느끼며 몸을 떨었다. 안 그래도 예민한데다 워낙 갑작스럽게 폭발해서 그런지, 흥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아아아... 주, 죽을 거 같아...
기사단 숙소에서 남자의 정액을 자궁 가득 받아서 절정에 달해버리다니, 나 진짜 들키면 사형당해도 할 말이 없겠어...

머릿속이 온통 정액으로 하얗게 되어버리기라도 한 듯, 나른하고 멍한 머리는 그저 몇몇 생각만을 떠올릴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느낌조차도 너무 좋아, 나는 일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고 누워있었다.
하지만 카론에게는 그 휴식이 너무 길어보였나 보다.

"히그윽?! 버, 벌써...?"

[쿡쿡. 끝났다고 생각했어? 그럼 오산이라구. 난 이제 시작이야♡]

"잠깐만! 잠...! 아흑!"

아, 안 돼! 더 이상 하면 진짜 안 된단 말이야!
지금 이렇게 예민한데 더 하면 진짜 미쳐버려! 미, 미쳐.... 아아아아아앙!!!

카론은 내가 잠깐의 진정조차 하게두지 않은 채 마치 쾌락의 폭풍 속에 빠트리기라도 한 듯 연속적으로 나를 보내버렸다. 절정에 달했다 싶으면 자궁을 두드리고 또 사정해서 눈앞이 번쩍거릴 정도로 보내버리고, 엉덩이를 주무르고 핥으면서 클리토리스까지 깨물어 또 보내버리고... 그야말로 절정에 절정에 절정. 끝없는 쾌락의 파도에 하마터면 익사할 뻔했다.
약효가 다 떨어지고 카론도 다섯 발이나 싼 후에야 나는 간신히 가쁜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솔직히 너무 좋으면서도 자지밖에 느끼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서 당장이라도 기사단이고 뭐고 당장 집으로 달려가 버리고 싶은 생각도 엄청나게 들었지만... 간신히 참았다.
내가 한 거지만 이건 진짜 인간승리다.

....근데 왜 안 기쁘지? 흑흑.

--------------

아우, 이게 애초에 단편 구상이라 장편으로 이어가려 하니 생각보다 잘 스토리 짜기가 쉽지 않네요.
곤란해, 곤란해...

ps. 이제 다들 "리아수"의 정체는 감이 오시죠? 근데 레이린은 아직도 몰라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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