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惡魔)의 유혹 - 1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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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惡魔)의 유혹>- 10부.


마녀(魔女) 사냥 2.


1

최병용은 필중이 나가자 쇼파 깊숙히 몸을 뉘이며 깍지낀 손에 살짝 이마를 대었다.
복잡한 생각이 두통을 일으키며 미간(眉間)을 찌푸렸다. 그러다 아침에 있었던 소정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 말처럼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지만, 뭔지 모를 답답함이 그를 쉽게 일어서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소정의 얼굴이 눈앞을 스치듯 선명하다.
초점 잃은 눈이 빠르게 생각을 더듬었다.

두 달전.

평소 그가 진찰과 상담으로 다니고 있는 병원으로부터라는 전화를 한통 받았다. 할 얘기가 있다는 내용이었지만
병원이 아닌 조용한 장소에서 만났으면 한다는 말에 미덥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거라도 있을
까 싶어 그는 별 의심없이 약속 장소인 강남호텔 객실의 문을 두드렸다.
[열려있습니다. 들어오세요.]
낭랑(朗)한 목소리가 안에서부터 흘러나왔고 그는 문을 열고 들어섰지만 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얼어붙듯 그자
리에 멈춰 서고 말았다.
소정은 전라(全裸)의 모습으로 다소곳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들어서는 그에게 절을 했다. 바닥에 닿을듯 말듯한
머리를 들지 않고 그대로 그가 객실 테이블 의자에 앉을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뭐냐...]
험한 세계에서 잔뼈가 굵은만큼 금세 평상심을 되찾은 그가 짐짓 당황하지 않았다는 듯 의미없이 물어왔다.
[전 안소정이라고 합니다. 부회장님. 뵙기를 바라며 이렇게 실례를 무릎쓰고 모시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여전히 머리를 들지 않고 늘씬한 라인을 드러낸 몸으로 말했다. 한껏 부푼 둔부가 시선을 끌었지만 그는 내심 모른
체 하려 애썼다.
[죄송한 짓을 했다는건 죽을수도 있다는걸 아는거냐?]
그녀가 흠짓했다. 그러며 천천히 허리를 피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로서는 흔히 볼수 있는 얼굴의 소유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얼굴도 그렇고 몸매 또한 쉽게 볼수 있는 그런 모습
은 결코 아니었다. 특히, 잘 발달해 있는 탱탱한 유방과 유두의 모습은 생소한 느낌을 가슴속에서부터 꿈틀대게
하고 있었다.
사실 최병용은 정신장애성 성불구증과 여성혐오증으로 인해 벌써 여러해 치료와 상담을 받아오는 중이었다.
신체적인 이상으로 인한 일시적 장애일거라고 여기고 진료를 시작했지만 모든것이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그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지만 금세 회복할것 처럼 여겼던 것이 지금까지 별 차도가 없
었었다.
그런 그에게 소정에게서 느껴지는 생소한 느낌은 희미하게 남아있던 예전의 모습 한줄기가 아니었을까.
[알고 있습니다. 부회장님을 뵈려고 마음 먹은 순간부터 제 모든걸 걸어야 한다고 굳게 마음 먹었으니까요.]
담배에 불을 붙인 후 길게 연기를 뿜던 그가 괜히 놀라는 척 너스레를 떨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호오~ 그 정도 각오로 나 같은 일개 깡패를 왜 만나려 했을까 궁금하군.]
[네. 일단...]
고개를 까닥해보인 그녀가 천천히 일어났다. 자세를 바로 세우자마자 다리를 살짝 벌리며 두 손을 뒤로 모아쥔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아주 귀엽게 엄지만한 자지가 달랑거렸다. 그 위로 거무스름한 좆털도 어떻게 관리한건지
이쁜 모습으로 길러져 있었다.
최병용은 손가락에 잡고 있는 담배의 재도 털지 못하고 반쯤 벌어진 입을 한 채 움직이지 못했다.
놀란 표정을 짓지 않으려 애썼지만 그건 그의 마음 뿐이었다.
[그리고... 여길 봐주세요...]
차분하게 입을 연 그녀가 이번에는 천천히 뒤로 돌아 허리를 숙이기 시작했다. 잔뜩 숙여지는 허리와 함께 좀 더
다리를 넓게 벌리고 한 손을 바닥에 대었다.
[허억!]
분명 그건 보지였다. 아니, 보지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 있었지만 오히려 특유의 보지 모습과는 달리 정갈한 느낌마
저 들게 했다. 게다가 보지구멍이 있어야 할곳에 잘 익은 꽃송이처럼 발랑거리는 것이 눈에 힘이 들어가는 줄도
모르게 만들었다.
돌아서는 그녀에게 이제 시선이 고정되어 눈을 뗄수가 없는 최병용이었다.
[본의 아니게 신경을 쓰게 해드렸어요. 일단은 저에 대해서 알게 해드려야 할것 같아서... 저는 이런 여자입니다.
완전한 남자도 완전한 여자도 아닌...]
그녀의 음성에 퍼뜩 정신을 차린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평정심을 되찾고 다시 점잖게 고개를 돌려버렸다. 하지만,
그의 당황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후이기에 큰 효과는 없어보였다.
[너 같은 애들은 알고 있다. 나와 가까운 사람 덕에...]
[네. 부회장님이 몸 담고 계시는 곳의 회장님이 좋아하신다는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의 고개가 획 돌려졌다. 잔뜩 굳어있는 표정은 누군가를 위협할때 나오는 것이었다.
[위험한 사실까지 알고 있다는건 오늘 여기서 살아돌아갈 확률이 그만큼 또 줄어든다는거야.]
소정도 모르는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조금씩 두려웠던 감정이 약해지면서 오히려 그보다 그녀가 더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보였다.
[처음 각오를 할때부터 모든것을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오늘 부회장님을 뵙고 제가 말씀드리고자 한 것을 모두
꺼낼수만 있다면 전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단지, 제 이야기를 다 들어주시고 그 후 판단은 부회장님이 해주세요.
전 그것만으로도 제 할일을 하게 되니까요.]
[그정도로 절박한 심정으로 왔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전 남편이 있습니다. 그이도 저로 인해 모든걸 포기하고 절 돕고 있어요. 저도 모든걸 걸고 이자리에
지금 서 있는거에요.]
최병용의 몸이 그녀쪽으로 향해졌다. 그는 그만큼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증거였다.
[그럼... 나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는것도 미리 조사를 했다는거겠구만?]
[네. 본의 아니게...]
[내 병원기록은 알아내기 쉽지 않았을텐데...]
[남편의 친구분이 의사셨습니다. 그분의 후배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어요.]
자세히는 알수 없었지만 그녀는 이 자리를 위해서 많은걸 알아보았다는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좋아... 판단은 내 몫이라니 이렇게까지 나온다면 이야기를 들어보지.]
[감사합니다.]
다시 고개를 숙이며 그녀는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았다. 그 틈으로 그녀의 귀여운 자지가 눈에 들어왔다.
나신(身)의 몸으로 무척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는 그녀의 각오가 대단하다고 그는 생각해야했다. 그만큼 그녀의
표정변화를 쉽게 찾을수 없었다.
직접 겪은 그녀 주변의 사건들과 선호와 강상철의 이야기를 종합하여 내린 결론에서 얻은 사실들을 차분하게 이
야기를 시작했다.
그녀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최병용의 얼굴이 조금씩 변해갔다. 특히, 마녀에 관한 내용을 시작하자 시시각각 그
의 표정이 움직였다. 바로 턱밑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줄은 몰랐다는 표정이 역력한 얼굴에서 분노마저
일고 있었다.
[아직은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제가 이런 일로 회장님이 아닌 부회장님을 찾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
니다만, 일단 유사시에 회장님보다 부회장님이 재빠르게 대처할수 있다면 내외적으로 큰 출혈없이 대처가 가능할
거라는 저의 판단에서였습니다. 또 무엇보다 제가 회장님 가까이에 있게되면 그 마녀같은 년에게 쉽게 노출될 염
려도 있으니까요.]
[그년만 죽여버리면 되는건가 그럼?]
[아닙니다. 그 마녀가 벌여놓은 일을 알아보고는 있지만 현재로는 오리무중이에요. 하지만 분명한건 지금까지 알
아낸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무언가가 뒤에 있을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D불리 접근하지 못했어요.]
[좋아... 좋은데... 그런 사실들을 정말 내가 믿어야 한다는건가? 설사 일어난다 해도 우리 동방파가 그렇게 호락
호락한 조직은 아니야.]
[알고 있습니다. 해서... 제가 부회장님 곁에 모든것이 밝혀지고 진행될때까지 남아 있겠습니다. 그러면서 보답으
로......]
그녀가 긴 이야기를 마무리하듯 잠시 말을 멈추고 침을 한번 삼켰다.
[보답으로? 날 알고 왔다니 이미 느끼겠지만 난 보지 혐오증이 있다. 게다가 성기능도 장애가 있지.]
무슨 말을 할거라는걸 알고 있다는 식으로 그는 착잡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그의 옆 얼굴에서 측은함을
느꼈다.
[알고있어요 부회장님. 그래서... 전문적인 지식은 없습니다만, 부회장님의 장애에 조금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꼭... 어떤 차도(差度)라도 있게 되게 노력하겠습니다...........받아 주세요...]
최병용이 고심하는 표정으로 얼굴을 굳혔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그의 머리를 오고가고 있을것이다.
[너의 말대로 모든것이 사실이라면 나는 물론, 우리 동방에게도 대단한 일이 아닐수 없겠지... 허나,............]
고개를 잠시 숙였던 소정의 얼굴이 그에게 들려졌다.
[나에 대한 너의 얘기가 더 마음에 끌리는군... 어차피 그런 인간이 우리 뒤통수를 노린다는것 자체만으로 일어나
든 안 일어나든 두 손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니 조치를 취해야겠지만... 내 병에 관해서 말한것...... 진심이냐?]
[진심입니다. 성심성의껏 부회장님의 몸이 회복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렵니다. 다만...]
[다만...?]
[모든 일이 시작되고 그 전에 다행스럽게도 부회장님의 몸이 회복되는 기미(機微)가 보인다면 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물론, 그 시기가 되면 더이상 제가 할일이라곤 한발 물러나 지켜보는 게 전부이겠지만요. 그러니
제가 돌아가려 할때 부회장님이 조용히 저를 보내주신다면...... 모시는 동안만큼은 제 모든걸 바치겠습니다.]
정중하게 그녀의 허리가 숙여졌다.
이제 그의 처분만을 기다리겠다는 듯이 그녀는 그렇게 한참동안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그녀. 뜬금없는 이야기들. 그는 이 모든 것들이 묘하게 그를 압박하고 있었다.
둘 사이에 긴 침묵이 계속 되었다.
나신의 몸으로 허리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유방이 파르르 떨리는듯해 보였다.
손가락 두개를 펴 턱을 길게 쓰다듬던 최병용이 천천히 일어났다. 허리를 숙이고 있던 소정의 두 팔을 잡아 일으키
며 일으켰다.
서로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소정의 긴장한 눈이 좌우로 흔들렸다.
[내가 이제부터 무얼 하면 되겠나.]
소정의 표정이 서서히 밝아졌다. 최병용의 표정도 어떤 기대감에 부푼 표정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

[서... 섰어요... 섰어요..부회장님!]
소정은 뛸듯이 기뻐하며 그를 올려다 보았다.
최병용의 얼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표정은 주체할수 없는 희열에 들떠 금방이라도 폭발
할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몇주가 지나면서부터 그녀의 애무와 자극에 찌릿한 무언가를 느끼긴 했지만 한달 가까이 만에 이런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최병용이었다.
얼마만이던가.
그리 크진 않았지만 어디서도 자랑하지 못할것이 없는 늠름한 자지가 잔뜩 부풀어 앞을 노려보는 모습을 하고
있는것이...
야한 란제리와 가터벨트 차림의 그녀가 쪼그린 채 다시 그의 자지를 흔들어 댔다.
[부...부회장님... 좀 더 힘 내보세요...]
[흐으... 아랫배가... 따끔따끔하다... 이런 기분이 도대체... 얼마만인지...]
[좀 더...]
자지를 쥔 소정의 손놀림이 조금씩 빨라졌다. 손이 뒤로 밀려날때마다 귀두가 까딱거리며 더욱 힘을 낸다. 그러다
귀두부분이 벌어진 그녀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쭈웁...쭙...
능숙하게 손을 흔들어가며 그녀는 빠르게 머리를 흔들어댔다.
[으흑...윽... 소정아...소정아... 윽...]
밀려오는 쾌감에 몸부림치던 그는 머리라도 쥐어뜯는것 처럼 두 손으로 감싸 쥐며 울부짖었다.
-쭙 쭈웁... 쭙...
자지를 받치고 있는 그녀의 혀놀림도 더욱 그를 자극했다. 툭툭 불거지는 핏줄이 그의 마지막 한가닥 남은 이성을
마비시키며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남자의 증거를 위로 밀어 올려버렸다.
-츄욱~!
동시에 입을 떼던 소정의 얼굴로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좆물이 하얗게 날아 다녔다.
얼굴 여기저기를 적시는 따뜻한 물기가 닿자 그녀는 요염한 얼굴을 들어보였다.
정신을 차릴수 없을만큼 멍한 표정으로 잔뜩 좆물을 뭍히고 섹시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던 그가 떨
리는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내가... 좆물을... 좆물을... 말이야... ]
소정이 배시시 웃어보였다. 입술쪽으로 흐르는 좆물을 살짝 핥으며 눈웃음을 더욱 진하게 짓는다.
[수고하셨어요. 부회장님.]
복받쳐 오르는 감정에 그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
##

또 다른 밤들이 그의 몸을 변화시킨다.
[너... 넣어...넣어보세요...자...잘 들어갈꺼에요...]
소정은 쑥쓰러운 듯 손으로 입을 가린채 한껏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엄청난 힘을 감당 못하겠다는 자지를 문지르며 최병용은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무릎 꿇고 내려다 보고 있다.
[설마 설마 했는데... 내게도 이런일이 가능하게 될 줄은...]
[어서요...저... 젖었어요...]
[정말이지... 소정이 너의 보지는 죽어있던...나까지 일이킬 만큼 대단한 물건이야...]
[아흥~]
그의 손이 잘 만들어진 그녀의 보지를 슬쩍 쓰다듬었다. 달뜬 신음이 이어졌다.
[어서요...흐응...]
[고맙구나... 내가... 할수 있게 되어서... 정말... 고맙다...]
중얼거리던 그가 소정의 몸 위로 움직였다. 안정적인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있던 그녀가 다가오는 그의 목과 엉덩
이를 각각 감싸 안았다.
자지가 짝을 찾듯이 그녀의 후장으로 조금씩 눌려졌다. 반항하듯 자지를 잠시 막고 있던 후장의 살이 옆으로 뭉뚝
하게 말리며 드디어 조금씩 삼켜버리기 시작했다.
-푸쭈욱~
[아~ 부회장님~ ]
힘껏 허리를 밀어 밀착한 그가 감격에 겨워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런 그의 엉덩이를 두 발로 꽈악 감은 그녀의
발가락도 잔뜩 오므려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잠시동안 서로의 자지와 후장을 느끼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 기분... 이 느낌... 절대... 잊지 않으마...]
그는 진심을 담아 그녀에게 말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는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 아~ 부회장님~ 아아~ 아~]
숨 넘어가는 그녀의 신음소리가 자극적으로 그의 귀를 울렸다.
##

그 후부터 매일같이 이어졌던 섹스들은 여전히 그의 뇌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생각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최병
용의 가슴은 더욱 아려왔다.
억지로라도 떨쳐버리려는 듯 그의 머리가 세차게 저어졌다. 급하게 몸을 일으키는것도 다잡지 못한 마음의 표현
이었다.
가죽장갑을 들어 힘있게 손에 끼웠다. 다른 손에 마저 장갑을 끼웠을때 작은 노크와 함께 나갔었던 필중이 낯선
사내 하나와 같이 들어와 인사를 했다.
[무슨 일이냐?]
[부회장님. 말씀드렸던 분입니다. 저와 저희 조직을 도와주셨다던... 회장실 공격전에 인사는 드려야 할것 같아서
요.]
최병용의 시선이 필중의 옆으로 옮겨갔다.
[처음 뵙겠습니다. 윤선호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신세를 많이 졌지?]
[아닙니다. 저 나름대로도 목적이 있었으니 서로 도운 셈입니다.]
정중하게 손을 잡으며 고개를 숙이는 선호가 괜히 낯설지 않다고 느끼던 최병용이 선호의 이어지는 말에 그 이유
를 바로 이해할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소정이에게 도움을 많이 주신 점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

최병용은 입구 바로 아래 계단에서 뒤따르던 무리에게 손을 들어보였다.
[우리만 올라간다. 신호가 있기전에는 접근하지 마라.]
그의 말에 소리를 내진 않았지만 일제히 절도있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손에 들려진 무기들을 점검하는 그들을 뒤
로 하고 최병용은 중역을 맡고 있는 두명과 김필중,윤선호를 대동하고 회장실이 있는 윗층 입구로 들어섰다.
긴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양쪽에서 나타난 사내들이 손을 들며 막아섰다.
[회장님의 지시가 없으면 들어가실수 없습니다.]
최병용이 점잖게 뒷짐을 지며 고개를 세웠다.
[내가 누군지 모른단 말이냐?]
말을 하던 사내가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자세를 잡았다.
[아무리 부회장님이시라해도 회장님 지시가 없으면 안됩니다.]
[호오~ 우리 조직에 이렇게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있을줄이야. 난 말이야. 예전부터 회장 친위대인지 뭔지 하는
너희들을 좋게 생각해본적이 없거든. 다치기 전에 비켜라.]
그가 사내를 밀치며 들어가려 하자 사내도 완강히 그의 앞을 막아섰다.
[이러시면 저희들도 명령대로 할수밖에 없습니다.]
[명령? 무슨 명령?]
비꼬듯 쳐다보며 이죽거리자 사내가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며 뒤로 신호를 보냈다.
모퉁이마다 일행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최병용은 빠르게 그들을 살폈다. 열 둘...셋...
[겁대가리가 없는건지 용감한건지 원... 이 최병용이가 벌써 한물 간 퇴물 취급을 받고 말이야.]
[좋은 말 할때 내려가십시오. 부회장님.]
[나쁜 말로 해도......돼~!!!!!!!!!!]
그가 주먹을 휘두르는것과 동시에 신호를 받은 그의 부하들이 일제히 몰려들어왔다.
회장실 층을 제압하는것은 쉬운 일이었지만 만에 하나 차명환 회장의 안위(安危)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었기에
최대한 조용하고 빠르게 밀려고 했지만 이렇게까지 강하고 나오는 이상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부하들에게 사내들을 맡기고 최병용 일행은 서둘러 복도를 지나 회장 비서실쪽으로 이동했다.
입구를 막고 있던 사내들 외에는 다른 저항이 없었다. 바로 회장실 앞에 도착한 일행은 안쪽의 상황을 살폈다.
최병용이 고개를 끄덕이자 중역 하나가 재빨리 문을 열고 안으로 몸을 날렸다.
예상 밖으로 텅 비어 있는 회장실.
그들은 잔뜩 긴장하며 비밀 문으로 다가갔다. 벽이 밀리며 숨어있던 룸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엄청 놀라는 최병용의 시야로 차명환과 그의 여자가 들어왔다. 미간을 찌푸리며 널부러져 엉켜있는 그들에게 다
가갔다.
놀랍게도 차명환은 여자의 후장에 자지를 박다 만 자세로 정신을 잃고 있었고 잔뜩 엉덩이를 뒤로 밀고 긴 머리를
산발해 얼굴을 덮고 있는 여자는 간간히 신음을 뱉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도 그녀의 사타구니에 매달린 자지와 불알이 보였다. 이제 차명환의 취향을 아는 사람이 몇명 더 늘어
났다고 생각한 최병용은 필중에게 얼른 고개를 돌렸다.
[옷 좀 찾아보고 똘마니들 여기 접근 못하게 해.]
[네. 부회장님.]
[너희들은 나머지 친위대 애들 찾아보고 밑에서 대기중인 중간보스들에게 연락해서 샅샅이 뒤져보라고 해.]
[네!]
[네!]
필중이 입구에 몇명을 지키게 하고 옷가지들을 들고 뛰어왔다. 회장과 여자에게 대충 옷을 입히는 모습을 바라보
던 윤선호가 최병용에게 말했다.
[그년도 안 보입니다. 그년이 문제였는데 말이죠...]
최병용은 그의 말에 굳게 입을 다물고 무거운 표정으로 끄덕였다. 그런 그의 전화벨이 울렸다.
통화를 하던 그가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건 놔두고 필중이 너 얼른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봐! 봉고차 한대가 막아서는 우리 애들을 뭉게고 도망쳤단
다. 뒤쫓으라고 지시는 했는데 니가 확인 좀 해봐라.]
여자의 옷을 입히고 있던 필중에게 빠르게 말을 하자 필중이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하다 뛰어나갔다.
[저도 가보겠습니다.]
윤선호가 필중의 뒤를 따랐다.
부하 한명이 들어오는것을 보며 버릇처럼 턱을 쓰다듬던 그가 소리쳤다.
[야! 우리 지정병원에 전화해서 정박사 좀 오라해라! 회장님 얘기하면 달려올꺼다!]
[넵! 부회장님!]


2

설란은 연신 뒤를 살피며 운전을 재촉했다.
[누군가는 쫓아 올꺼야! 골목으로 가지 말고 큰길로 해서 가! 명동까지만 가면 문제없어!]
운전대를 잡은 사내가 다급하게 끄덕였고 승합차 뒤쪽의 사내들도 굳은 표정으로 주위를 살폈다.
(내 계획을 읽고 있었던 놈이 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던 건지 추측해보지만 딱히 떠오르는것이 없었다.
회장을 마약에 중독시키며 자신의 손에 놀아나게 만드는데에도 성공했다. 또한, 그의 친위대들을 포섭하는것도
마약에 쩔어있던 차명환을 이용하여 그리 어렵지 않게 이뤄냈었다.
동방파의 자금내역과 차명환만이 알고 있는 비자금들의 위치와 금액, 거기다 밝혀지면 동방파에게 치명적인 몇
가지 사실들도 충분히 확보해 동방파를 눈에 가시로 여기고 있는 서방파와 강북연합파를 끌어들이는데까지
성공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움직여 동방파를 쑥밭으로 만들기만 하면 그녀의 긴긴 복수도 끝이 보이는가 싶
었던 상황에 오히려 그녀가 지금 쫓기고 있었던 것이다.
설란은 머리카락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이마를 집었다. 복수의 시작과 함께 일어났던 두통이 또 도지고 있었다.
(도대체 누구지... 내 모든걸 꿰 뚫고 있는듯한 존재가...)
그녀는 왜 이 상황에 강상철이 떠오르는지 오싹해지는 느낌에 몸이 떨렸다.
##

전화를 끊으며 필중은 검은색 세단에 올랐다.
[어디랍니까?]
윤선호가 그런 그를 불러 세우듯 물었다.
[명동이래요. 애들 둘도 거기 숨어있다니 갔다 오겠수.]
[같이 갑시다. 그년을 확인해야겠소.]
선호가 차에 오르려 하자 필중이 손을 내저었다.
[혼자 갔다오겠수. 혹시라도 그년을 잡으면 이쁘게 끌고 올테니 여기 수습하는거나 도와주슈. 형...]
필중은 급하게 핸들을 꺾으며 차를 출발시켰다.
멀어지는 세단의 뒷꽁무니를 바라보던 선호의 표정이 아련했다.
[형... 형이라고...]
선호는 그런말을 중얼거리며 왠지 허전함 사이로 같이 가지 않은것이 자꾸 마음에 걸려왔다.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기면서도 자꾸 시선이 그가 달려간 쪽으로 돌려졌다.
##

-짝!
설란의 몸이 모로 쓰러졌다. 뺨에 대인 손 사이가 시뻘겋게 변해갔다.
쓰러진 채 그녀는 자신을 때리고도 아직 분이 안풀린듯 씩씩거리는 왕손이를 올려다 보았다.
[그렇다고! 바로 이리로 쪼르륵 오며 어쩌자는거야! 엉!]
그녀의 눈도 표독스럽게 변했다.
[날... 날 이렇게 대해도 되는거에요?]
[뭐야? 이 씨발!]
[아아... 참아. 일단 작전을 세워야 할거 아니우.]
쓰러진 그녀에게 발길질을 하려던 그를 재빨리 조경두가 낚아채며 말리고 나섰다.
[작전이고 나발이고 간에 지금쯤 그 새끼들 쳐들어 올 준비할텐데 무슨 작전!]
몸을 일으키며 설란은 옷을 매만졌다. 그런 그녀를 잡아먹을듯 쏘아보는 왕손이는 여전히 숨을 몰아쉬며 흥분하
고 있었다.
[아직 모든 열쇠는 내가 쥐고 있어요. 마음먹고 모든걸 없애버리면 천하에 동방파라도 자금줄이 막혀서 금세 휘
청거리게 될거에요.]
조경두의 시선이 그녀에게도 돌려졌다.
[그렇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공격당하면 자금이 문제가 아니라 양패구상(敗俱傷)밖에 안되는거야. 우리가 그딴
결과를 얻자고 이 지랄하는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래요. 맞는 말이에요. 그래서 키를 쥐고 있는 내가 그들이 공격해 오기전에 협상을 해봐야겠죠. 제 예상으로는
십중팔구는 응해 올거라고 장담해요.]
평상심을 되찾은 설란이 한쪽의 회전의자에 긴 다리를 뽐내듯 몸을 기대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뚫린 입이라고 지껄이는건 잘하지! 씨발것!]
왕손이가 씹어뱉듯 말을 흘리고 문고리를 잡았다.
[왕손이. 어디가려고?]
[준비는 해야할꺼 아냐. 경비 세우고 바깥 상황도 살피고... 애들 불러모아야겠어.]
[흠...나도 전화 때려놔야겠구만...]
[아무튼... 상황이 불리해지면... 난 너부터 꼭 모가지를 비틀어버릴테니 각오해!]
엄청난 힘으로 문을 닫는 바람에 벽에 걸린 액자가 바람에 날리듯 올라왔다가 벽에 부딪혔다. 설란은 무시무시한
협박을 받았으면서도 평온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읽으며 조경두는 여기저기 전화를 시작하
고 있었다.
[오빠... 나 한번 안아주면 안될까? 난 왜 긴장하면 더 벌렁대지나 모르겠어...]
그가 전화를 끊길 기다렸다는듯 대화가 끝나자 설란이 말해왔다. 그러며 회전의자를 핑그르 돌리며 조경두의 정면
으로 몸을 맞춘다.
어느새 그런 자세로 있었는지 그의 눈으로 잔뜩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밀려 올려진 치마 밑이 보였다.
젖혀진 빨간색의 팬티 사이로 좆을 꺼내들고 조물락거리며 후장을 벌렁거리는 모습이 엄청 음탕한 모습이 아닐수
없었다.
들려진 다리를 오므렸다폈다하며 그를 유혹하듯 연신 후장을 벌렁거렸다.
[한번만...박아줘요. 그런 다음... 그놈들을 막을 계획을 세워볼테니...]
조경두는 얼어붙은듯 움직임이 없었지만 그녀가 흔히 봐오던 남자들의 끈적함은 없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그녀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큭큭...]
일순 그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쾌감에 겨워 들뜬 얼굴을 하던 설란이 손을 멈추며 그를 보았다. 의아
한 그의 행동이 마음에 걸렸다.
[너...날 아주 잘못 봤구나.]
[오빠...]
[좆까 씨발놈아!]
조경두의 발에 밀려 회전의자가 넘어지며 그녀는 민망스런 자세로 뒤로 벌렁 넘어지고 말았다. 요란한 소리를 내
며 굴러버린 그녀의 몰골이 요염함을 떨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나 왕손이가 너때문에 손을 잡았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더군다나 너 같은 것을 따 먹어주기라도 할거라고
생각했다면 아주 개 같은 생각이고 말이지.]
[으으...]
허리와 다리를 감싸쥔 채 일어나지 못하는 설란의 얼굴에 잔뜩 주름이 그려졌다.
[미친새끼. 동방을 쓰러뜨리면 넌 어차피 이용가치가 없어지는거야. 그 순간이 빨라질지 길어질지는 너에게 달린
거라고? 웃기고 있네. 좆같은 생각 품지말고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라. 변태새끼...]
[이...이...]
설란은 이를 앙다물었다. 그의 모욕을 참으며 그는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너 말대로 네가 가지고 있는 동방의 자료가 너의 명줄을 잡고 있다는걸 잊지마라. 좆같은 새끼. 어디서 더럽게 후
장을 들이밀어 들이밀긴. 씨발놈아... 난 아무리 미쳐 쓰러져도 보지가 좋단다. 알긋냐?]
조경두는 비릿한 미소로 웅크린 그녀의 아래위를 ?다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설란의 몸이 눈에 띄게 부들부들 떨어댄다. 입술을 깨문 이 사이로 붉은 피가 배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분노한 눈이 문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가만두지...않겠어... 모든... 모든 새끼들을...죽여 버리겠어... 모두... 모두... 으...]
그녀의 볼에 눈물이 타고 흘렀다. 맑간 색의 눈물이 마치 피처럼 흐르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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