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킬러 제임스 민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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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지훈과 은밀히 거래한 특별고객은 김민호란 39살의 남자였다.


" 아니 머라구요? 이런것을 어떻게 저한테 손해를 물으십니까? "
" 지금 우리 돈들이 다 휴지조각이 되어버렸잖은가? 자넨 분명히
우리에게 성공과 실패에 대해 계약을 했네... "
" 9.11 테러같은건 논외로 봐야 하지 않습니까? 천재지변급으로 인정해주어야지요...? "
" 우린 손해를 봤고, 자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뿐야... 그것이 전부네.. "
" 보험 계약도 천재지변은 열외로 칩니다... "
" 우린 그런 계약 안했네. 그리고 테러는 천재지변이 아니야... 그런 국제 정세도
자네가 예측했어야 하는거 아닌가? 풋옵션 매수로 500배까지 이익본 사람도 있는데... "
" ........... "


뉴욕의 9,11 쌍둥이 빌딩 테러로 인해 국제 주가시장이 폭락하고,
옵션거래가 완전히 쪽박찼다. 지훈이 거래해 준 특별 고객은 그나마 위험손실을 위한
헷지(위험회피를 위해서 손실을 보완해 주는 포지션을 같이 매입하는것)를 하지 않고
그냥 Naked(헷지하지 않은 포지션) 포지션으로 매매해버려서 손실이 더욱 더 엄청났던 것이다.


" 괜찮아... 돈을 좀 크게 잃긴 했지만..... "
" 방금 저보고 다 물어내라면서요.... 그게 괜찮은거요? "
" 하하.... 형님이 자넬 보고 싶어 하시네.... "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전 책임이 없습니다... "
" 형님앞에서 그런 말 했다간 자네 목숨이 날라갈걸세... "
" 그 형님이란 분이 누구요? "
" 이따 저녁에 연락하지... 우리 애들이 자넬 데리러 올꺼야.. "


늦은 저녁 업무가 파하고 직장 동료들이 다들 시름에 잠겨 술한잔 하러 퇴근할즈음
두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지훈의 회사앞에 죽치고 있었다.


지훈은 자신의 차를 놔둔채, 두 명의 건장한 사내들과 함께 이름모를 룸사롱으로
강제 연행되다시피 끌려갔다.


룸사롱밖에는 건장한 사내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룸 안에는 중후한 분위기를
풍기는 풍채좋은 사내를 필두로 김민호와 함께 4명의 남자들이 앉아 있었다.


1명은 홍등가, 룸사롱등 유흥업소를 수십개 거느리고 있는 마춘식이었고,
또 1명은 음반유통을 하는 한정호라는 사람이었다.
또한 김민호란 투자자는 불법 심부름 센터, 일수방 보스였고, 제일 큰 보스인 신용호는
지훈의 특별고객인 김민호와, 한정호, 마춘식이 큰 형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었다.


이것들이 무슨 투자회사라더만.... 숫제 조폭삘 나는 패거리들의 집단이었다.
뉴욕에서도 흑인갱들, 스패니쉬갱들과도 길거리 싸움을 마다안던 태권도 유단자
지훈은 이까짓것에 겁먹을 위인은 아니었다.


패거리들의 보스가 됨직한 풍채좋은 사내가 은은한 눈빛을 풍기며 말을 건넸다.


" 자네가 민지훈인가? "
" 그렇습니다만... 이 분위기는 멉니까? "
" 아니 저 자식이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
" 그만그만... 괜찮아 괜찮아... "
" 젊은 친구가 깡다구 좋구만.. 아님 아직 무서움을 모르던가... 하하하하 "
" ......... "
" 자네가 내 돈을 좀 손해봤다고 들었네... 하지만 이 자리는 자넬 탓하려 부른게 아니야... "
" 아닙니다 형님... 우리가 어떻게 번 돈인데.... 저자식 오늘 보내야합니다. "
" 자네들마저 옆에서 잡음넣으면 내보내버리겠네... "
" 혀..형님... "


뜻밖의 험악한 자리는 의외로 지훈에게 새로운 거래를 제안해왔다.
지금의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회사로 와서 자금 관리와 재테크를 맡아달라는.....


지훈은 피식 웃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 여기가 뭐하는 회사인줄은 모르나, 거절해야 할 듯 싶군요. 제안은 감사하지만, 죄송합니다. "


호의를 베풀던 보스는 불쾌한듯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끝까지 인내심을 베풀며 지훈을 달랬다.


" 그럼 우리는 자네에게 손해배상에 따른 댓가를 청구하겠네.... "
" 정 그러시다면, 법적으로 하시지요. 저는 겁먹지 않을겁니다. "


순간 정적이 흘렀다.
보스 주변의 남자들은 눈에 핏발이 서고, 살기등등해졌다.


가볍게 미소를 머금은 보스는 남은 양주를 마시곤 자리에 일어서며
지훈에게 마지막 경고를 남겼다.


" 내가 자네를 특별히 아끼고 싶네... 내 청을 거절하지 말았으면 해... "


신용호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김민호, 마춘식, 한정호와 함께 자리를 떳다.
방안에는 아직 소개받지 못한 한 남자와 지훈만이 남아있었다.


" 난 회장님을 직접 모시는 비서실장 이현태라고 하네.. "
" 네.... "
" 하루 말미를 주겠네... 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내가 제안을 좀 하지... "
" 어떤 제안입니까? "
" 우리와 함께 일하면 자네의 지난 실수는 눈감아 주겠네 "
" 그건 실수가 아닙니다. "
" 자네가 지금 받는 연봉을 여기서도 책임져주겠네.. 단 조건이 따르겠지만... "
" 그 조건이란게 뭡니까? "
" 우리 회사를 회사다운 회사로 만들어 주는걸세 회계상으로 깔끔한 합법적인 회사 "
" 단지 그게 다 입니까? "
" 그리고 회사의 자금을 재테크해 예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자금을 불려주는것이지... "
" 근데 도대체 당신들 회사의 정체가 뭐요? "


이현태는 조직의 실체에 대해 지훈에게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조직의 no2인 마춘식은 청량리의 홍등가들, 지방의 나이트 클럽, 룸싸롱, 안마소등을
여러개 가지고 있는 유흥업 관리 조직이며, 조직의 no3이자 지훈의 특별 고객인 김민호는
일수, 심부름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자금, 인력 담당이었고, 조직의 no4인 한정호는
음반유통을 하고 있으며, 조만간 연예기획사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조직 서열과는 상관없이 큰형님 신용호를 모시는 경호대장이라고 설명했다.


지훈은 코웃음치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 이 무슨... 숫제 양아치 집단이구만... 하루 말미 줄것도 없소. 내 대답은 단호히 no입니다. "

이현태는 꿈틀거리는 분노를 참으며 조용히 타일렀다.

" 좋은말 할때 듣지.... 애송이가 겁이 없구만... "
" 더 이상 하실 말 없으면 전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

지훈이 일어나 자리를 뜨려 하자 참고 있던 현태의 분노가 폭발했다.
문을 열고 나가려는 지훈의 뒤통수 뒤로 조니워커 양주병이 박살났다.


" 너 이 새끼... 존말 할 때 새겨들어라... 그냥 나가면 죽는다... "


뒤통수에 맞은 핏자국들을 훔쳐내던 지훈도 물러서지 않았다.


" 죽긴요.... 제가 지금 맞짱 뜨고 싶은데.... 그냥 경찰서에서 대화로 풀죠. "
" 경찰이 니 편일줄 아나? "
" 그럼 경찰이 니 친구냐? "
" 이 씨발 새끼가.....어디서 반말짓거리야... "


현태의 욕설과 함께 옆에 있던 양주잔이 또 다시 날라왔다.
지훈은 양주잔을 피해 현태에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룸의 문이 열리고, 밖에 서있던 건장한 사내들이 하나둘 뛰어들어왔다.


두 사람의 격투에 기겁한 한 사내가 외쳤다.
" 형님 진정하십쇼. 큰 형님이 오늘은 건들지 말라는 지시가... "


하지만 이미 시작된 치고받는 두 사내의 육탄전 사이로, 건장한 사내들이 지훈만
잡아채내어 집단구타를 하기 시작했다.


" 씨발... 죽지 않겠끔만 아주 조패라... 시발.... "


좁은 방안 사이로 지훈도 순수히 맞고만 있지는 않았다.
방안의 액자, 화분이 조폭들을 향해 던져졌고, 이리저리 튀는 파편에
지훈도, 조폭들도, 현태도 모두 피맛을 보며 격렬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결국 지훈은 조폭들의 무리에 둘러쌓여 무자비한 발길질에 채여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내 두 건장한 사내의 등에 업혀 어딘가로
실려 길거리에 내동댕이 쳐지고 말았다.....


인적이 드문 길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쓰러진 지훈은
현태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의식을 잃어갔다.


" 하루 말미를 주지.. 내일도 거절이면 자네는 죽은 목숨이야... "
" 경찰에 신고하면 그날로 신고받은 경찰이랑 제삿날인줄 알어라... "


몇시간이 흘렀을까.... 깨져버린 그의 고급 시계는 아직 12시도
가리키지 않았다. 인적은 드문 길이었지만, 지훈은 지금 아현동에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아현 직업학교란 건물이 눈에 띄었으니까...


자동차 소리가 나는 큰 길가로 나서니 야시시한 옷들을 입은 아가씨들이
카페문을 열고 빼꼼히 쳐다보며 오빠 놀다가를 외치다 지훈의 핏자국들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중 한 아가씨가 지훈이 안스러웠는지 건너편을 가리키며 말을 건넸다.
" 아저씨 길건너편에 병원있어요... 얼른 가보세여.... "


고가밑 건너편 골목길 사이로 뉴서림 병원이란 병원이 눈에 띄었다.
큰 병원은 아니고, 그렇다고 작은 개인 병원도 아닌 어설픈 정형외과 병원이었다.
지훈은 고맙다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있는 카페의 이름을
되뇌었다.


또와요 카페.... 하얀색 원피스 드레스를 입고 풍만한 가슴이 드러나는
그녀는 안스러운듯 지훈의 미소에 어색하게 화답했다.




2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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