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사냥꾼 - 23부

작성자 정보

  • AV야동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마을안에 살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 아..."

아무런 말도 못했다. 조각조각 잘려 제대로 묻히지도 못한 채 나뒹구는 시체는 예린도 아는 이의 것이었다. 옆집의 아저씨가, 소꿉친구가 살덩어리가 되어 썩어가고 있었다.

예린의 부모가 예린을 살리기 위해 돌아섰던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제발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기를 기도하면서 걸었다.
절반으로 잘린 묘인족 남자의 시체, 예린은 부르르 떠는 주먹을 펴지 못한 채 또 하나의 시체로 걸어갔다.

"아..아버지.으...윽..."

앙 다문 입술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예린"

뒤에서 천천히 따라가던 그레이는 예린을 억지로 껴안고 등을 두드렸다. 그레이의 온기가 창백해진 예린의 뺨을 쓰다듬었다. 예린의 커다란 두 눈이 붉게 변했다.

"어어 어엉.."

울음을 터트렸다. 온몸의 맥이 막혔다가 터져 나오는 울음이기에 호흡마저 힘들어보였다.

"엉엉 어엉어 어"

그렇게 시작된 울음은 삼일 낮 삼일 밤 계속되었다.
묘인족의 손톱을 세웠다. 울면서 구덩이를 팠다.
아무것도 먹지도 자지도 않고 마을의 묘인족들을 장례를 지내는 모습에 그레이가 음식을 권해보지만 쓸쓸한 눈빛으로 거절할 뿐이었다.

결국 그레이는 예린이 장례의식을 치르는 동안 묘인족 마을의 침략자들의 시체를 치웠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시체가 썩어가면서 생기는 독이 문제이었다.
독과 질병도 문제이지만 마기가 뛴 시체도 있었기에 마을이 오염되어버릴 수 있었다. 일반 시체는 땅에다 묻고 마기가 띈 시체를 불에 태웠다.

"인간과 ... 이들은 리자드맨인가?"

남은 시체로 본 침략자들은 두 종족이었다. 인간과 리자드맨, 리자드맨 중에서는 마기로 변종이 되어버린 것과 변종이 되지 않은 것 두 가지이었다.
마기로 변종이 된 시체들의 이마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봐서 결정은 모두 회수해 간 것 같았다.

그리고 묘인족들의 시체에도 특이점이 있었다. 성인 남성 묘인족 시체 수는 많은 데 비해 성인 여성 묘인족 시체 수는 적었다. 그리고 남자아이의 시체는 있지만 여자아이의 시체는 없었다.
여성의 시체로 무슨 일을 벌이거나 아니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납치된 것일까, 엘프족의 일과도 연관된 것일까"

숲의 수호자 이리아스는 엘프마을에서 실종된 아이들을 찾고 있다고 했다.
리자드맨 종족은 암컷이 존재하지 않았다.
종족의 번식은 다른 이종족에게 씨앗을 뿌리면 그 이종족의 자궁에서 알이 생기고 그 이종족 여성은 알을 낳는다. 그리고 모체가 무슨 종족인가에 상관없이 그 알에서는 항상 리자드맨이 태어났다.
종족 유지 자체가 약탈로 이루어지기에 호전적인 종족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 대상은 인간 같은 개별 전투력이 낮은 종족이 대상이었다. 인간도 대도시의 인간이 아니라 변방이나 어촌, 강가 근처의 인간이 대상이었다.
아무리 강인한 리자드맨이라고 해도 부족단위로 움직이기에 한계가 있어 묘인족이나 엘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리자드맨에게도 피해가 컸다.

흐느끼던 예린의 목소리가 잠잠해졌다.
초췌한 모습의 예린이 자신의 손톱으로 모든 묘인족의 무덤을 만들고는 마지막 무덤 앞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그레이의 눈에 보였다.

천천히 끌어안았다. 기운이 빠져 버린 소녀가 초점이 흐린 멍한 눈으로 그레이를 마주 보았다.
삐쩍 말라버린 소녀의 입에 물을 축여주었다. 신선한 과일을 입안에서 씹어 죽처럼 만들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주었다.



"크크, 그래 아직 발견을 못 했다고?"

다른 리자드맨보다 훨씬 커다란 몸이었다.
바위처럼 단련된 근육 위에 수많은 상처의 흔적들이 경험이 많은 전사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상체는 근육질의 몸을 드러낸 채 하의에 간단한 갑옷만 걸친 전사의 입이 비웃으며 삐뚤어졌다.

"그 흑마법사들 표정이 볼만하겠군"

루라이칸 리자드맨 부족의 제일 전사로 추앙받는 제프기간이었다.
그는 숲의 수호자 엘프가 자신의 종족들을 박살 내는 것을 보았을 때 감동으로 벅차올랐었다. 강자의 아름다움이 그의 호승심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그의 호승심은 리자드맨 흑마법사들에게 저지되었다.
전투의 지시권한은 흑마법사들이 쥐고 있었다.

부족의 샤먼 고르츠론이 추방된 이후에 모든 권력이 흑마법사들에게 집중되어 버렸다.
뼛속까지 전사인 제프기간에게 전투 종족 리자드맨답지 않은 그들의 행동은 그의 눈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먹이와 번식을 위한 장소에 불과한 인간들과 어울려 음모를 꾸미는 모습은 그에게 도끼로 쓸어버리고 싶은 욕망만을 부추길 뿐이었다.

그 수호자 엘프는 죽음을 각오해야 상처라도 입힐 수 있을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강함을 생각하자 다시 피가 끓어오르는 제프기간이었다.
승부를 내고 싶어하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흑마법사들과 인간들은 정당한 승부가 아닌 엘프에게 덫을 놓았고 그 엘프는 상처를 입었다.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무력을 드러나며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 놓으며 도망쳤다.
제프기간은 엘프가 도망치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그는 상처를 회복한 엘프와 싸워보기를 열망했다.
어차피 제프기간은 덫으로 엘프를 잡을 것이니 나서지 말라는 흑마법사의 요구를 받은 상태이었다.
그녀가 완전히 회복해 자신과 리자드맨 종족을 전멸시킨다고 하여도 승부만 할 수 있다면 좋다는 생각이었다.

종족의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지 않는 책임을 물어서 제프기간의 친우이자 부족의 샤먼 고르츠론을 추방해버린 흑마법사들과 그 같은 결정에 따른 부족원들이 다 죽어버린다고 해도 아무런 미련이 없었다.

"큭큭 , 그 자식은 뭘 하고 있을까"

냉소를 흘리던 그의 표정이 잠시 펴졌다. 그리움으로 눈빛이 그윽해졌다. 하지만 그는 친우를 그리워하면서도 그가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종족이 어둠에 물든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피로 살아가는 종족이었다.
하지만 긍지를 잃어버린 종족원이 친우를 음모로서 괴롭히는 모습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돌아오지 않는 것이 좋아. 고르츠론"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958 / 142 페이지
번호
제목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