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 2부10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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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오오오오!’
팔을 교차해 파이네리안의 공격을 받아냈건만 그녀의 엄청난 힘은 그 키만 1.6킬로미터에 달하는 프로메테우스를 사정없이 밀어젖힌다.

“뭐든지 좋아! 탄막을 뿌려! 어떻게든 시야를 가려야 해!”
“파이어 볼!”
“미러 이미지!”
“으오오오오옷!”

코어웨폰씩이나 들고 오리지널 매직도 아닌 양산형 매직을… 그것도 9서클이나 에픽서클 내지는 극성마법이라면 그나마 덜 쪽팔리겠는데 그냥 양산형 노멀 매직을 퍼부으려니 코어웨폰이 심히 부끄럽다.
슈슈씩이나 되니까 코어웨폰을 갖고 ‘무식한 무기일 뿐’이라고 일축하는거지 실제로 코어웨폰에는 1~9서클에 달하는 모든 마법 정보와 그것을 스스로 연산해서 구현해낼 능력을 갖고 있음은 물론 방대한 물리학 정보와 연산 서비스, 에픽 매직의 구현식과 극성마법 지원식까지 모두 갖추고 있는 완전 사기급의 무기다.
쉽게 말해 파이어 볼 따위 날리려면 굳이 주인이 명령하지 않아도 지 혼자서 날릴 정도로 뛰어난 웨폰이라는 소리.
하지만 웨폰은 웨폰일 뿐.
마법을 일으킬 마력과 그것을 정리할 인공지능은 있지만 마법을 염원할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 코어웨폰은 스스로 마법을 구현해내지 못한다.
아톰과의 일전에서 루이의 코어웨폰이 스스로 싸운 것은 코어웨폰이 싸운 것이 아닌 코어웨폰의 메인코어에 봉인된 레안드로아의 의지가 코어웨폰에 강림해 움직인 것.
결국 그것도 누군가의 의지가 있었으니 작동했다는 소리다.
그런 이유로 코어나이트씩이나 되어서 기네비아들은 정신없이 저급 마법을 퍼부으며 파이를 견제했다.

“비켜라! 저급한 날파리들!“

파이의 거대한 팔이 공간을 휘젓자 공간의 역장이 제멋대로 코어나이트들을 위협한다.
그 힘은 단숨에 산을 부수고 바다를 쪼갤 그야말로 신성시 됨직한 권능.
하지만…

“울어라 웨이브!”

‘쿠콰콰콰콰콰!’
그들 역시 산을 부수고 대지를 쪼갤 능력자들.
일대 일로 이길 수는 없으나 파이가 내뿜는 광역형 폭격 정도는 얼마든지 헤쳐나갈 희대의 강자.
‘쿠오오오오오…’
파이가 코어나이트를 쫓아내는 동안 돌아온 프로메테우스의 강렬한 펀치가 파이네리안을 후려치자 핵탄두급의 충격파가 여기저기로 퍼져나가며 보지 않고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파동을 만들어낸다.

“제길… 무슨 충격파가…”

이를 악물고 방어막을 전개하는 니엘.
그 사이 뒤로 밀려나갔던 프로메테우스가 다시 파이와 엉겨 붙으며 미친듯이 파이를 후려친다.
그 한방 한방은 코어나이트 3인 이상이 모여 연합 마법을 써야 겨우 따라갈 정도의 위력.
일격에 대지를 때려 부시고 나라를 멸망시킬 막대한 권능의 주먹이 그녀를 후려치지만 애초에 멸성의 권능을 직격 당하고도 죽지 않는 그녀가 겨우 이 정도에 죽을리가 없다.
‘콰악!’
파이네리안의 거대한 손이 프로메테우스의 얼굴을 잡는가 싶더니…
‘뻐어어어어억!’
강렬한 발차기가 프로메테우스의 안면에 작렬하며 프로메테우스를 한참이나 뒤로 날려버렸다.

“크으으으으윽!”

멈춰서기 위해 내딛은 대지가 연달아 깨어져 나간다.
찬란한 광혈(光血)이 연신 흩뿌려지고 핏발선 프로메테우스의 눈동자가 파이네리안의 전신을 온갖 저주로 옭아맨다. 하지만 영웅에게 있어 저주란 그저 공기처럼 익숙한 것…
‘투투툭!’
사념의 올가미를 가볍게 끊어내며 파이네리안이 다가왔다.
‘위이이이이익!’
무시무시한 공기의 비명을 토해내며 파이네리안의 공격이 들어온다.
순간 세계가 느려지고…
‘쩌엉!’
프로메테우스의 손이 그녀의 공격을 받아냈다.
그리고… 유령처럼 파이네리안의 등 뒤로 돌아간 엘리스의 눈동자가 새빨갛게 물들었다.

“카트리지 로드!”

‘쯔컹!’
죽음의 시녀가 강철의 비명을 토해내며 탄피를 뱉어내자 새파랗다 못해 음울한 묵빛의 날을 빛내고 있던 칼날이 불길한 보랏빛으로 물들어간다.

“크와아앗!”

‘쉬이이이이이익!’
거의 1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쇄도해 들어가는 불길한 죽음의 칼날.
‘콰칵!’
아무리 약하다 하나 코어나이트의 전력을 그 얇은 날 위에 전부 실었으니 그 일점에 집중된 파괴력은 그야말로 상상불허.

“크으으윽!”

‘찌직…’
아주 작은 균열이 일어나고…

“죽어어엇!!”

순간적으로 불길한 보랏빛의 파동이 미친듯이 퍼져나가는가 싶더니 그대로 파이네리안의 목줄기에 꽂혔다.

“하아… 하아… 아하하하하하하하! 죽어! 죽어! 죽어어어엇!”

‘콰악!’

‘나는 왜 이렇게 어리석었던가?’
“엘리스으으으으!”
“엘리스!”
“엘리스!”

멀리서 들려오는 동료의 부르짖음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전신을 감싼 파이네리안의 손에서 막대한 압력이 느껴지고…
‘우드드드드득!’
그걸로 그녀의 기억은 종료되었다.



슈슈의 명령을 포기하고 전투를 위해 뛰쳐나왔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손에 움켜쥔 것은 다 찌그러진 반지.
인간임을 포기하고 인간의 영웅 코어나이트까지 되었지만 언제고 코어마스터에게 버림받을 그녀를 바라고 이렇게 되었건만… 그녀는 죽고 말았다.
‘으드드득…’

“이 무슨 치졸한 인간인가! 이 무슨 치졸한 인간인가! 이 무슨 치졸한 인간인가!”

피를 토하듯 절규하는 전사 발자크.
광역 마법도, 장거리 공격 기술도 없는 그는 그저 멀리서 동료들의 전투를 지켜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는… 나느으으으은!”
“내 방패가 되어라.”

코어나이트의 실질적인 리더이자 역대 최강의 코어나이트 슈슈 페이버린의 육체가 마치 거대한 발광체가 된 듯 찬연한 청광을 뿌려대고 있다.

“그대는… 무엇을 약속할 셈인가?”

이를 악무는 발자크.
애초에 그가 코어나이트가 된 이유 역시 이 마녀가 제공한 것이다.

“그대의 원수에게 철퇴를 내릴 수 있게 해주겠다!”
“그 약속… 반드시 지켜라! 카트리지 로드!”
-Shelter mood!-

‘철컥!’
강철의 비명을 토해내며 그의 크롬휘어가 작아지는 대신 왼손의 방패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크기까지 커졌다.

“쉴드으으으으으…”

방대한 에너지가 그의 방패에 집중되는가 싶더니…

“블록!”

‘쯔커어어어엉!’
투명한 에너지의 장벽이 그와 슈슈와 넓은 공간을 감싸고 펼쳐졌다.

“제일 먼저 엘리스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죽지 않았어! 돌격!”
“우오오오오오오오옷!”

이를 악물고 쇄도하는 발자크.
하지만 그것을 알고 견제하려는 듯이 크게 선회하던 파이가 강력한 에너지 포격을 퍼붓는다.

“피의 장벽!”

‘콰아아아아앙!’

“기네비아!”
“크윽… 빨리 가!”

망설일 틈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악물고 흐르는 탄환을 전부 몸으로 받아내며 돌진해 들어온 발자크가 거의 부서진 엘리스의 몸을 받아냈다.

-심박 정지, 혈액 31%손실, 내장기관 62%파괴…-
“한 마디로 송장이나 다름 없단 소리군. 리커버리!”

찬란한 마도의 빛이 엘리스의 몸을 감쌌다.
하지만 그녀는 몸은 이미 사망했다.

“엘리스는… 사망했는가?”

피를 토하듯 묻는 발자크.
묻지 않아도 그녀를 걷는 순간 그녀가 아닌 그녀의 유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아직 그녀는 죽지 않았다. 그녀는… 아주 특별한 것을 갖고 있었어.”
“특별한 것?”

‘부우우욱!’
너덜너덜한 그녀의 남은 옷가지를 완전히 찢어내자 엘리스의 아름다운 가슴과 하얀 배가 드러났다.
그리고… 군살 하나 없는 그녀의 배에 슈슈가 손을 얹자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한 마법진이 펼쳐졌다.
그것은 무언가를 빼앗으려는 존재로부터 엘리스를 보호하는 강력한 결계.
이미 사망한 그녀의 몸에서 이런 강렬한 힘이 뻗어 나올 수 있을리가 없다.

“장난치지 마라! 페리안드로스!”
-이것은 그녀의 것이다!-

죽은 엘리스의 몸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이미 충분히 고통 받았다! 아니, 그녀 말고도 나의 수 많은 마스터들은 지나친 고통을 받아왔다. 이제… 나는 코어로써의 책임을 버리고 내 마지막 가디언을 자유롭게 풀어주고자 한다!-
“그게 과연 그녀가 원하는 것일까? 그 알 수 없는 힘을 이용해 그녀의 생명을 보존하고 나머지 전부의 전멸을 가져오는 것이 그녀가 바라는 일일거라고 생각하나!”
-아아! 원하지 않아도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강렬한 저항이 슈슈 페이버린을 밀어냈다.
코어웨폰의 강렬한 의지에 의해 일어선 엘리스… 아니 한선영.
그녀의 배리어쟈켓이 재생성되는가 싶더니 어느샌가 소환된 그녀의 코어웨폰이 그녀의 손에 들어왔다.

“더 이상 나를 방해한다면 그대 역시 죽이겠다! 슈슈 페이버린!”
“아아… 죽여보시지! 그래도 난 그 뿔을 가져야겠어!”
“이 뿔은 엘리스를 위한 것이다! 죽어랏!”

엘리스의 눈동자가 녹색의 빛을 뿜어냈다.
그것은 강렬한 포박의 염.
슈슈의 몸이 꼼짝 없이 붙잡힌 사이 불길한 보랏빛의 칼날이 그녀의 목을 노리고 쇄도해 들어갔다.

“큭큭큭… 큭큭큭큭…”
“엘리스?”

슈슈의 목을 얇게 베고 들어간채로 멈춰선 죽음의 칼날.

“누구 맘대로 이걸 쓴다는 거지? 대답해 보란 말이다 페리안드로스! 나는 저 빌어먹을 파충류를 잡기 위해 몸을, 내 자부심을… 인간으로써의 정체성을 팔았단 말이다!”
-그래서 그대에게 남는 것이 무어란 말인가! 그대의 남자는 이미 죽었으며, 드래곤의 종족 대표자 역시 죽었다.
저 파이네리안이란 녀석도 힘을 너무 사용했어! 이번 전투에 이긴다 하더라도 무사할 수 없다! 가만히 있어도…-
“거저 얻는 것은 복수가 아니다 페리안드로스.”

‘철컥! 슈우우우우우…’
급격히 떨어지는 압력.
에너지로 가득찬 이 세계에서 코어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인간의 육체 따위는 순식간에 녹아 없어지고 만다.

“분하지만… 내 복수… 네게 맡기겠다!”
“잠깐! 지금 그것을 꺼내면…”

‘푸확!’
하얀 배를 잡아찢자 시뻘건 핏물이 튀어 오르며 아직 뜨거운 내장이 흘러내린다.
그리고… 도저히 그런 곳에 있을 수 없는 기괴한 모양의 뿔이 튀어나왔다.

“내… 복수를…”

뿔을 건네기가 무섭게 맥없이 쓰러진 엘리스.
시각은 물론 청각까지 급격히 멀어져간다.

-어째서 그렇게 한 것인가?-
‘그대는 새로운 코어나이트를 찾으면 돼.’
-어째서 그렇게 했는지를 묻고 있다. 그대에게 있어 이제 프로메테우스는 중요한 존재가 아니지 않은가? 로이드라는 녀석 역시 이미 과거의 존재… 게다가 애초에 그는 수 많은 인간들 중의 하나이지 않았던가?-
‘어리석구나 페리안드로스. 언제부터 인간에게 생명을 저울질 할 자격이 주어진거지?’
-그대는…-
‘인간으로 태어나 기계처럼 살았다. 지금 내게 남은 감정은… 다시 인간으로 살 수 있게 해준 루이에게 감사를, 내게 안식처가 되어준 로이드게에 감사를…’
-살아남을 같은 인류의 후손을 위해 건배를 하는게 좋겠군.-
‘아아… 그것도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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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도 에스파다를 깔고 있습니다.
어느 서버가 좋을까요?
전에 테섭하다 때려치긴 햇는데.. 갑자기 땡기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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