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본성을 알고 있었다.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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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아.. 하아.. 하아..”
성찰이의 말은 애초에 들리지도 않았고 난 단지 절정의 여운을 느끼며 천천히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우와, 쥑인다. 야, 성철이. 어떻게 한거야?”
“야, 씨발. 폰으로 찍어둘 껄. 다시해봐, 다시.”
“좆댄다, 진짜.”
서로 나름의 감탄사를 던져내며 그들은 그들 나름의 여운을 즐겼다. 하지만 나보다도 긴 여운을 필요로 했을까? 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때였는데 선선하면서 상큼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송글송글 땀이 맺힐 지경이었다. 그 때 정자로 바람이 휙 불자 땀이 한꺼번에 증발하면서 온 몸의 열기와 쾌감의 여운이 확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여성으로써의 기본적인 정조관념도 고개를 들었다. 원피스를 찾아 두리번거렸으나 이미 내 원피스는 남자 애들이 공간이 부족하단 이유로 밖으로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었다. 내 팬티는 보이지도 않았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서, 당연히 손으로 가슴과 드디어 알게 된 보지를 가리면서, 남자 애들을 향해 말했다.
“애들아, 잠깐만, 잠깐만.”
난 나름 굉장히 다급했다고 생각했는데 애들한테는 그렇지 않았나보다. 그 정도의 억양이었으면 나름 알아들었을 법 한데도 녀석들은 그저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 옷 좀..”
“아니, 잠깐만 기다려봐. 사진도 좀 찍고 동영상도 좀 찍고..”
그제서야 섬짓한 두려움이 다가온 건 왜였을까. 이미 만천하에 나의 보지와 절정으로 가버리는 모습까지 까발려놓고서 사진, 동영상으로 그 모습을 남기겠다는 말에 난데없이 이성이 찾아와버렸다.
“안돼. 사진은 찍지마.”
그러자 이어지는 군중의 야유. 조롱어린 야유와 위협에 가까운 손짓, 발짓. 성철이는 그저 멀찍이 떨어진 채 장난스런 표정으로 내가 당황하는 모습을 관망하고 있었다.
“아이 씨, 다 보여줘놓고 왜 안된데. 장난하냐? 걸레년이.”
“아 씨발. 그럼 진작에 사진 찍으라고 말해두던가.”
나는 나대로 강하게 거부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절박하면서도 막무가내였다. 난 내 논리대로 애초에 보여주는 건 보지까지일 뿐이고, 사진이나 동영상은 찍으면 안된다고 했다. 사실 논리고 뭐고 주장도 아니지만은 그들은 앉아서 콩고물 얻어먹은 셈이니 더 이상 요구하는 게 불합리한 요구라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협박거리가 있었다.
“야, 수진이. 그러면 너 원피스하고 팬티 버린다?”
왠 일로 가만히 있던 성철이가 나서서 나를 압도하려 했다. 난 안된다며, 내 옷을 버리면 가만 안둘꺼라고 씨도 안먹힐 위협을 했지만 성철이는 정자 옆에 있는 연못으로 내 옷을 던져버릴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너, 진짜 거기 떨어뜨리면 죽일꺼야.”
“죽여봐, 죽여봐. 일로 와서 죽여봐.”
순간 욱하는 기분과 함께 배신감이 들어 벌거벗은 몸으로 신발 챙겨신고 연못 쪽으로 달려나갔다. 그것도 진풍경이어서 성철이 옆에서 알짱대며 나를 약올리던 두세명을 제외하고는 무슨 영화촬영장의 구경꾼처럼 이 우스꽝스런 광경을 지켜봤다.
내가 성철이한테 다가가면 성철이는 원형의 연못 경계를 따라 반대편으로 도망가기 일쑤였고 여자보다 남자 애들이 보통 날쌘 법이라 좀처럼 가까워 질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자 지친 건 오히려 나였고 성철이는 든든한 조력자들의 응원 덕분에 더 신이나 있을 뿐이었다. 내가 헥헥거리며 지쳐서 가만히 있자 구경하던 애들도 나서서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가슴을 쥐어짜듯 움켜쥐고 도망가거나 젖꼭지를 꼬집고 도망가거나(굉장히 아프다), 엉덩이를 툭툭 치거나 대놓고 보지를 만지고 도망가기고 했다. 어쨌거나 나를 둘러싼 상황은 그저 성철이를 위한 연회에 불과한 거 같았고 좀 전만 해도 내 모습에 그렇게나 열광하던 그들이 이렇게 쉽사리 나를 돌아서서 놀린다는 게 분해 가만히 성철이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성철이는 그 나름대로 분위기에 취해 어떻게 하면 더 나를 골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었나 보다. 그는 자기 옆에 따라붙던 애들에게 반대편으로 가라고 말한 뒤, 내 원피스와 팬티를 마구 뭉개서 공처럼 뭉치기 시작했다.(이때쯤 감이 왔었다.)
“야! 너 던지면.. 진짜 죽어.”
마지막 반항이었지만 물론 씨도 안 먹힐.. 이미 그 때 난 예닐곱명이 내 팔다리를 붙잡고 반항 못하게 한 뒤, 내 몸을 마구 더듬고 있던 참이었다.
“야! 너 던지면 진짜 죽어!”
우스꽝스런 표정으로 내 절규를 따라한 뒤, 성철이는 반대편 애한테 내 옷을 던졌다. 천가지를 뭉쳤다고 해서 잘 날아가겠는가. 당연히 중간도 못가 비실거리며 연못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반대편 아이가 손을 뻣어 떨어지려던 원피스의 끝부분을 간신히 잡아 원피스는 살아남았지만 팬티는 그대로 연못으로 추락해서 둥둥 떠다니는 꼴이 됐다.
“야이씨!”
무슨 힘이 났는지 난 나를 붙들고 있던 남자 애들을 모두 떨쳐버리고 성철이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곤 미친 듯이 팼다. 성철이를 맨바닥에 눕혀놓고 그 위로 포개져서 계속 때렸다. 알몸인 것도 광년이지만 패는 꼴도 광년이었다. 그런 모습에 다른 애들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가 성철이가 나를 옆으로 밀어내고(맨 몸으로 길바닥에 구른 것이다.) 일어서서 욕을 바가지로 할 때즘 되자 다른 애들도 서서히 몰려들었다.
“야이 쌍년이. 왜 때리고 지랄이야. 씨발, 지가 지 보지 몰라서 가르쳐 달래서 가르쳐줬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냐? 야이 창년아.”
갑자기 욕이 쏟아지자 사실 억울한 건 난대도 왠지 모를 죄책감과 후회가 밀려왔다. 맨 몸으로 굴러서 몸에 생채기도 났는데 나는 일어날 생각도 못한 채, 누워서 그를 우러러보는 꼴이 됐다.
“에이 씨발.”
성철이는 길바닥에 누운 내 위로 올라타 가슴을 만지고 젖꼭지를 꼬집고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음순을 빨아대면서 나를 능욕하기 시작했다. 성난 황소처럼 나를 덮치기 시작한 것이다. 성철이의 무서운 기세에 남자 애들도 아까처럼 나서지 못한 채 그저 둘러싸서 바라보기만 했다.
“아.. 아 하지마, 아파.”
젖꼭지를 만져지자 묘한 간지러움과 함께 탄산수처럼 톡 쏘는 쾌감이 느껴졌다. 그가 내 젖가슴을 우악스럽게 움켜쥘때는 아펐지만 아픈대로 묘한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도 들었고 그렇게 그에게 능욕당하면서도 제대로 된 반항도 하지 않은 채 난 마냥 즐기고 있었다. 그 땐 내가 즐기고 있다는 걸 몰랐다. 어릴 땐 그렇지 않은가. 좋을 땐 마냥 좋고 슬플 땐 마냥 슬프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자각하지 않은 채 그저 그 기분에 취해있을 뿐이다. 그 때도 마찬가지였다. 성철이에게 능욕당하면서 보지가 빨리면서 클리토리스를 만져지면서도 말로는 하지 말라고, 아프다고, 그만두라고 했지만 이냥저냥 반항 아닌 반항이었던 것이다. 흘깃 올려다보니 모두들 폰을 들고 동영상,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그들은 찍소리도 내지 않은 채, 나와 성철이의 난잡한 엉킴을 관람하고 있던 것이다.
“야, 엎드려.”
난 그가 명령조로 나를 대하고 있다는 게 맘에 안들어서 표정은 짜푸리면서도 시키는대로 순순히 따랐다. 그의 얼굴 쪽으로 엉덩이를 내민 채 엎드리자 그는 검지를 바짝 세워 보지 구멍을 조준했다. 그리곤 천천히, 천천히 자신의 손가락을 구멍 속으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구경하던 애들에 의한 저음의 탄성, 난 엎드려있느라 그들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내 표정과 그들의 표정이 다르기나 했을까? 처음 보는 광경, 처음 시도해보는 세계, 처음 경험하는 세계. 모두가 첫경험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았던 내 소중한 그곳으로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의 느낌은 바로 따뜻함. 봉쇄되어 있을 때는 몰랐던 그 온기가 외부의 차가운 이물질이 들어오자 새삼스래 느껴졌다. 그리고 느껴지는 고통.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구멍을 억지로 뚫고 들어갈 때, 살이 쓸리며 아리는 기분. 더군다나 절정은 오래 전이라 내 보지는 꽤나 건조해져 있었다. 낯선 이질감에 갑자기 저항을 하려는 순간,
“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옆에 애들은 뭣도 모르고 오오 하면서 또 다시 낮은 탄성을 내질렀지만 내 표정과 비명의 톤으로 미루어보아 보통일이 아님을 깨달은 것도 그들이었다.
“아, 아아!”
까진 상처에 물파스를 바른 기분이라고 해야되나. 톡 쏘는 고통이 삽시간에 보지를 거쳐 골반과 허벅지, 뼛속까지 파고드는 기분이었다. 너무나도 아픈 고통. 당시엔 앞으로 펼쳐질 끝없는 욕망의 진창을 위한 통과의례라는 것을 몰랐다. 단지 너무나도 아파서 그 아픈 기분에만 몰두할 뿐이었다.
“괞찮아, 보지년아.”
성철이는 아무렇지 않게 계속해서 손가락을 집어넣었고 어느정도에 이르자 휘휘 돌리기 시작했다.
“아! 너무 아파! 악! 그만해!”
마치 나에게 가능한 모든 고통을 싸그리 끌어보아 선사하려는 듯한 거친 움직임에 난 몸을 빼려고 했지만 이상하리만치 침착한 성철이의 목소리와 나를 제지하려는 듯 등에 손을 얹은 태도에 멈칫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아픈 고통.. 눈물이 찔끔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제 뺄꺼야. 보지년아.”
천천히 이물질이 빠져나감과 동시에 빈 구멍에 바깥바람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뺄 때는 덜 아픈게 아닌가. 뭔가 촉촉한 액체가 윤활유가 되어 고통을 완화한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생각에 빠질 찰나, 남자 애들이 비명을 지르는 것이었다.
“으악, 피다. 야, 니 보지에서 피나.”
“생리냐, 생리? 씨발, 갑자기 생리를 왜해. 여기서.”
“병신들. 처녀막 터준거 아냐, 이 병신들아.”
성철이의 가벼운 일침. 생리에 관해선 알고 있었지만 처녀막이 뭔지는 몰랐다. 내 관심사는 그저 엄청난 고통과 함께 내 보지에서 피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뭐? 피? 내.. 피?”
엎드린 채로(성철이 말을 어기면서까지 몸을 일으킬 자신은 없었다.) 고갤 돌려보니 그의 왼손 검지에 피가 묻어있었다. 난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그의 여전한 장난스런 미소에 압도되어 소리를 지르거나 주저앉아 울거나 아까처럼 달려가 때리거나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미 능욕이 시작된 때부터 저항이니 반항이니 할 타이밍은 물 건너 간지 오래였던 것이다. 지금이야 그 때가 어땠니, 저쨌니 무슨 경기 심판하듯이 얘기할 수 있는 거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난 그가 내 귀에 보지년 이라고 읊조리며 나의 순수한 여성성을 농락할 때부터 내 몸은 이미 나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의 미소를 마주하며 내가 할 수 있었던 말은 이것뿐이었다.
“나.. 어떻게 해야되는 거야?”
“너? 알 거 없어. 이제부턴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도대체 어린 나이에 어디서 그런 자신감과 패기 넘치는 발언을 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항상 느끼고 있고 그 때도 어렴풋이 느꼈던 진실은 내가 그의 손아귀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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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에 대한 조언은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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