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세호협풍운록 - 4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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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장 우연한 만남 두번째...

연이 돌고 돌아 하늘에 두둥실...
커다란 방패연이 푸른 하늘 훌쩍 떠오르니 뒤쫓은 작은 가오리 연이 엉겨붙는다.
이어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돌고 돌다간...
어느새 제각기 동과 서로 날아가네..
인생의 연이란 바람에 실린 종이와 같아서
잎사귀 애무하는 미풍에 하늘하늘 하늘로 승천한다.

홍마녀와 일행 살수당의 고수들이 경내로 유유자적하게 밀고 들어오기 시작하니,
소불선사는 대전 안의 대지주 대불선사의 안위에 안절부절 눈알이 뱅뱅돌기 시작했다.
혹여나 대불선사의 모가지가 동강하고 날아가는 것이 아닐런지...빼어나게 아름다운 미소녀가 어찌그리도
매몰차고 야차같던가?
"선사님, 별 일이 없으시다면야 하룻밤이야 묵어갈 수 있겠지요?"
서풍 홍마녀의 잔잔한 목소리에 소불선사는 반백의 눈썹을 모으며 끙끙 거리다가 대답했다.
"어찌 절에서 아리따운 여인네를 들이겠소이까. 불제자들의 불심을 흐트리지 마시고 부디 다른 곳으로 가심이..."
한수 꺽어지는가 싶더니 그대로 받아치는 소불선사. 역시 늙은 생강이 매운 터였다.
"흥, 불제자 이소협, 어서 불력을 발휘하세요. 아...다리도 아프네."
아미청화 능조연이 아미를 찌푸리며 다리를 콩콩 두드렸다.
어릴때 부터 무예에 입문한 능조연이 다리가 아프다면 새파란 거짓말이 분명했건만, 불화수 이영은 또다시
모두의 시선을 받기가 불안한지 바랑에서 잽싸게 목탁을 빼어들고 두드리며 합장했다.
"나무~아미~~ 타~~불~~~"
"나무아미타불."
소불선사가 다급히 합장하면서 함께 예를 취하면서 수상쩍다는 눈길로 이영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으흠으흠....부처님을 모시는 자로서 간청하오니 하룻밤만 신세지면 아니되겠소이까?"
이영이 은근슬쩍 팔뚝에 근육을 키워보인다. 불룩불룩~~~ 불화수 이영의 외공조예는 이제....금강나신을 터득하며
철두공! 에 입문하는 단계였고...그 근육은 실로 대단했다.
이영으로서는 강약을 조절한 타협반 위협반의 절묘신책이었으나...효과는 없는듯,
소불선사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갈듯 휘말렸다.
"....."
"호호호..."
"이 대불사란 절은 여전히 그 모습이 수려하구려."
갑작스레 절문쪽에서 들려오는 남녀의 목소리에 소불선사의 얼굴이 사색이 榮?
"이....이, 이런 빌어먹을~~~ 오늘따라 바라지도 않은 시주님들이 들이닥친단 말이냐~~!!"
"열어라."
"존명!"
"존명!"
끼이익~~ 하고 대불사 정문이 커다랗게 좌우로 열리며....번개같은 동작으로 좌우로 차차차~~ 차차차~~ (잊자잊자 오늘만은~~ --;)
하고 미목수려 훤칠한 미소년들이 늘어서며 고개를 숙였다.
그 가운데로 화려하게 등장한 절세 미남과 절세 미녀...
화옥신랑 유신백과 그의 아내 옥수빙백장 백빙이 들어섰다. 산을 바쳐쓴 풍류남 유신백의 품에 고개를 살짝 기댄채 양귀비도
울고갈 농염하고 교태로운 눈웃음과 유혹적인 여체의 곡선을 아찔하게 동여맨 자주색 경장이 금방이라도 터질듯
부풀어올라 있었다.
호협아는 때마침 밀실에서 그림자처럼 흘러나와 전각의 처마밑을 지나 지붕위로 올라 몸을 숨기며 절 산문쪽을
바라보았다.
".............."
일단의 무리들이 정문안쪽 마당가를 점령하며 대치를 이룬상태, 하지만 호협아의 눈은 찢어질듯 치켜뜬채로
그 속에서 빼어나게 눈부신 황금빛 머리칼을 지닌 푸르고 투명한 눈의 서역미녀에게서 떨어질줄 몰랐다.
쿵쾅쿵쾅 거리는 심장의 고동소리는 호협아의 전신혈맥을 타고 몸속 세포 하나하나를 전율케 만들었다.
"사부!"
입박으로 튀쳐나올듯한 것을 손으로 애써 막으며 그리움과 존경, 그리고 정인으로서의 자신의 여자로서의 연상의 절세미녀를
향한 연모의 애증이 머리속을 복잡한 미로처럼 종잡을 수 없게 만들었다.
"흐응....유랑, 홀아비 냄새가 물씬 흐르면서도...왠지 이곳에 있다는 예감이 드는걸요."
화옥신랑 유신백이 손을 뻗어 백빙의 부드러운 어깨를 쓸어안으며 멋드러지게 웃었다.
"하하하, 그대 빙매의 예감은 여지껏 단 한번도 빗나간적이 없으니, 분명 이곳에 대 혈마교의 패주자들이
숨어 있을 것이 분명하오."
"아흥...신백, 어서 일을 끝내고 하룻밤 근사하게 보내고 싶어요."
유신백의 가슴팍을 더듬는 새하얀 사백어빛깔 섬섬옥수가 아랫배를 타고 밑으로 남하하는데...
"어~~험~~~ 나.무.아미.타부울~~~"
소불선사는 노안을 시뻘겋게 붉혀가며 헛기침하며 한마디 하기 시작했다.
"시주님들께선 또 무슨 연유로 본 대불사를 찾아오셨는지 모르나, 본사는 염원기도중으로..."
"호호호, 불력을 키우며 정력을 키워온 주지스님이신가요? 오늘 하루동안 기녀방이나 불제자들을 데리고
그동안 쌓인 백탁이나 풀고 오심이 좋을 듯 싶네요...앙..."
유신백은 가만히 백빙의 손길을 즐기고 있다가 한일자의 입술을 벌려 단언했다.
"지금 이 시각부터 이곳 대불사는 환풍살막의 관할하에 수색에 들어가겠소."
"호호호, 우리들은 상관말고 열심히 기도나 하세요. 참견하다간 시원스레 스님들을 서방정토로 보내드릴테니..."
한순간 백빙의 요염한 눈초리에서 잔인한 살광이 번뜩였다.
"수색이라...허나 지금은 염원..."
더이상 소불선사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어느새 청홍쌍화 완안홍과 완안청의 지시에 의해 십이지화의 미소년들은
사인 일조의 조를 지어 대전 소전 별당쪽으로 나뉘어 움직이고 있었고 완안홍과 완안청은 제각각 대전과 소전으로 향했다.
"흥, 사파의 시덥잖은 자들이 부처님을 모신 불전을 더럽히려 하다니, 뜬 눈으로 그냥 보낼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곤륜일학 운초강의 두 검미가 역으로 치솟았고, 불화수 이영또한 소림의 무학승으로서 대불사의 성지가
환풍살막의 사파무리에게 당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었다.
"당주. 결단을..."
대부청도 위지혁이 부리부리 눈을 붉히며 서풍홍마녀를 재촉했다.
"호오....."
살짝이 한숨을 내쉰 서풍홍마녀가 뒤돌아서며 화옥신랑 유신백과 옥수빙백장 백빙쪽으로 고요한 시선을 보냈다.
타는듯한 홍의...노을진 서녘의 해가 한층 절대 미녀의 미태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유신백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목울대를 울리고 말았다. 백빙 또한 자신의 아름다움을 짓누르는듯한 그 모습에
지그시 앵두 입술을 깨물고는 교소를 터트렸다.
"호호호, 백도 무림의 협사들이 우리 환풍살막의 일에 개입하겠단 건가요?"
"....함부로 불전을 더럽히게 할 순 없소."
불화수 이영이 서풍홍마녀의 눈을 바라보며 간곡히 눈짓했다.
지금이야말로 소림사의 무학승으로서의 사명을 발휘할 때마침의 기회가 아니던가?
홍마녀의 갸름한 턱이 살짝이 끄덕인 순간,
"휘리리릭~~~!"
불화수 이영이 두 발을 굴러 별당쪽으로 향하는 십이지화 삼인의 앞으로 신형을 날려 가로막아섰다.
"게 섯거라!"
동시에 눈짓을 주고 받던 대부청도 위지혁과 곤륜일학 운초강도 제각각 소전과 대전쪽으로 향하여 청홍쌍화와 십이지화를 제지했다.
"나무아미타불...폐사는 무림의 일과는 관계짓지 않으니 불전을 더럽히지 말아주시오."
소불선사의 얼굴이 밀납처럼 창백히 굳어져서는 고개를 수그리며 부탁했다.
"그래요. 부처님을 모시는 불당을 앞에 두고 피비린내 나는 다툼을 벌일 수는 없으니,..."
서풍홍마녀는 이미 눈앞의 미남미녀가 보통 고수가 아니란 것 쯤은 눈치채고 있었다. 어쩌면 그들 개개인이 서풍홍마녀 그녀와
동수를 이룰 지도 모른다는 것을...
첫 만남부터 관심을 가져왔다가 이내 연모의 정으로 변하여 결국 그녀의 나이 삼십이 되도록 고이 간직해온 순결을
바쳐버린 제자와 가슴아픈 이별을 해야만했던 그녀는 헤어진 후로 더욱 무예에 정진한 생활을 해온 터였다.
허나 이들 신랑옥수 두 부부의 무예의 경지는 실로 고명한 수준이었으니...
"관을 보지 않고선 어리석음을 털지 못한다니까...."
백빙이 유신백에게 기댄 몸을 일으키며 차갑게 중얼거렸다.
"막주의 명이 존엄하니 어서 색출하도록."
유신백의 말에 십이지화의 미소년들은 눈앞의 금성회 살수당의 절정고수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을 잘생긴 소년들이건만 지금 그들의 손발은 사람을 죽이기위한 도구로 허공을 갈랐다.
청홍쌍화는 십이지화들에게 싸움을 맡긴채 각기 대전과 소전 문앞에 다다랐다.
그런 그녀들을 막아서는 두명의 살수당 고수...
"흥. 백도의 잘난척 하는 정의 협사들께서 막아서시겠다?"
청홍쌍화의 언니 완안홍이 아미를 치켜뜨며 짧게 휘파람을 불자,
4인 1조의 십이지화.
나이 어린 소년들이라곤 하나 혈마교의 갈서희와 그녀의 폭풍척살대를 당황케 할만큼의 무예를 이룬 미소년들이
살기 품은 공격을 퍼부었다.
"파파팡~~!!"
"쉬쉬쉭~~!!"
"파팟~!"
불화수 이영의 몸이 눈부시게 회전하며 소림퇴권으로 소년들의 허벅지를 시원스럽게 걷어찼으나, 간발의 차로 옷자락을 찢기며
소년들이 신형을 뒤로 뽑아냄과 동시에 지면을 박차고 덤벼들며 사방에서 이영을 둘러싸고 권, 장, 각을 이용한 무술로 압박했다.
"제법이구나!"
곤륜일학 운초강이 머리를 베라는 식으로 완안홍에게 짓쳐들어가 곤륜삼십육검의 회륜검식으로 웅혼하면서도 매서운
검기를 일으켜 압박하자 놓칠새라 꼬리를 문 십이지화 4인의 손에 들린 검이 그대로 운초강의 뒤를 노렸다.
"휘리릭~~!"
그대로 바닥에 검끝을 튕기며 공중에서 몸을 여러번 뒤집어올린 운초강의 검이 횡으로 탓~! 하는 우렁찬
사자후와 함께 그어지자, 미소년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 황급히 뒤로 석자나 물러섰다.
퍼펑! 동시에 검기에 휘말린 지면의 흙이 가늘게 파이며 솟아올랐다.
완안청은 제법 미남인 대부청도 위지혁과 맞서며 추파를 던지고 있었다.
"백도 무림에는 생각보다 쓸만한 남정네들이 많군요. 본녀의 시중을 들 생각이 없나요?"
"입닥치거라! 요녀야. 환풍살막의 여인들은 모두 색녀 요녀라더니, 딱 그말이로구나."
은근히 손속에 사정을 두던 완안청의 눈길에 서릿발이 내렸다.
"만일 당신의 가운뎃 다리가 쓸만하지 못하다면 잘난 얼굴 가죽을 벗겨 들개에게 먹이겠어요."
완안청의 검이 쑤욱! 하고 뻗는 순간 위지혁은 대부도를 붕붕 휘둘러 원을 그려 방어하기에 바빴다.
환풍살막의 청홍쌍화와 십이지화가 살수당의 고수 3인과 맞서는 사이 아미청화 능조연은 어린 나이도 나이지만,
실전 경험 또한 극히 적은터라 다수와 맞서 용감히 싸우는 3인의 백도 정의 협사이자
살수당의 당원인 그들을 도와야 할지, 아니면 접근하기도 힘들정도로 막강한 공력을 뿜어내며 대치한
서풍홍마녀 레나와 화옥신랑, 옥수빙백장의 싸움에 끼어들어야 할지조차 몰라 망설였다.
"능소저는 어서 그들을 도우세요."
서풍홍마녀의 입술이 살짝 열리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능조연을 깨우쳤다.
"네?....네!"
레나의 이마에 작은 땀방울이 맺혀 나오고 있었지만, 능조연은 서풍홍마녀의 실력을 다른 누구보다 믿고 있었다.
다만 은근히 품어온 연심때문에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할 뿐...
"어서요."
"당주, 꼭 저들을 혼내주세요. 그럼!"
능조연은 아쉬운 마음을 접으며 하아앗! 하는 맑은 청음을 노래하며 아미파 특유의 사자후로
살수당의 다른 3인의 기를 북돋으며 참투했다. 하늘하늘 나긋한 버들허리를 꺽어가며 물찬 제비처럼
허공을 춤추는 아미청화의 모습은 아미파의 장로들도 감탄할 만큼 다듬어진 아미파의 신법을 구현했다.
홍마녀는 등뒤의 기척이 사라지자 살짝 한숨을 내쉬며 담담히 말했다.
"당신들이 꼭 이 절에 해를 끼치려 한다면 나 서풍홍마녀가 금성회의 이름으로 지켜내겠어요."
소불선사는 절 정문쪽에 바싹붙어 오들오들 떨면서 고수들의 지축을 울리며 바람을 가르는 장력과 검기들의 소용돌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렵다기보다 일반인으로서 자연스런 생리현상으로 목숨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던 것이다.
무술이라곤 손발을 뻗어 불한당 같은 건달들과 시비를 붙었던 젊은 시절의 싸움질이 전부였으니,
어찌 고수들의 쟁투에 놀라지 않겠는가.
근래 더없이 평화롭던 대불사에 살벌한 살풍이 불어오는 듯 했다.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라, 혈마교의 사람들을 찾는 거 뿐이라니까요..흐응..."
옥수빙백장 백빙 떫떠름한 목소리는 여유가 흘러넘쳤다. 제아무리 고수라할지라도 실질적으로 환풍살막에서 열 손가락 안의
초절정 고수인 화옥신랑 유신백과 그녀가 합격하면 화옥탐랑녀 도묘묘 조차 식은땀을 흘릴 정도다.
"빙매, 말을 아낄때요. 어서 혈마교의 자들을 찾아내야하오."
유신백은 자신들이 쫓고 있는 혈마교의 초절정 고수 마요랑 심정정이 도묘묘와 동수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내상을 입은 지금 어서 손쉽게 추살하길 바라고 있었다.
어쩌면 직선 거리로 혈마교에 이미 당도했을지 모르나, 옥수빙백장 백빙의 추적술과 묘한 예지력은 항상
들어맞아왔기에 이곳 대불사에 적이 있음을 믿어의심치 않았다.
"좋아요."
살짝 앵두입술을 요염히 비튼 순간 양손의 섬섬옥수가 푸르스름하면서도 창백하게 형형한 빛깔을 뿜어내더니 핫!
하는 기합과 함께 3장의 거리를 단숨에 날아들며 홍마녀의 허리께에 양손을 찔러넣었다.
"빙옥수?"
북해도의 패왕이자 지배자인 북해빙궁의 북해패존의 절기중 하나인 빙옥수였다.
제아무리 백령정강의 검일지라도 빙옥수앞에선 썩은 대나무처럼 아작나버릴만큼 무서운 위력의 수공을 눈앞에 두고,
그대로 양손에 대수인의 공력을 9성까지 끌어올린 홍마녀는 아미를 상큼 치뜨며 섬전처럼 찔러온 손날에 쌍장을 날렸다.
"화화활!"
"퍼퍼펑!!"
"윽!"
"앗!"
허공답보 식으로 초절정 경공을 발휘하며 접근한 백빙은 그대로 몸을 공중제비 돌며 착지하고나서도
세발자국 뒤로 쿵쿵쿵...발자국을 남기며 물러섰다.
홍마녀는 속에 기혈이 차올라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는 것을 억지로 삼켜가며 뒤로 두걸음 비칠비칠 물러났다.
음공과 양공의 극과 극의 다툼이었으나 선천적으로 음기가 강한 여성은 빙공쪽의 조예가 고명해지기 쉬운터였고,
대수인또한 천룡파의 조사이자 시조인 홍포상인은 남성이었다.
자연히 홍마녀의 대수인은 각고의 노력으로 10성의 경지를 넘어섰으나, 최절정인 13성의 단계까지는
너무나 깨우치기 힘든 난관 중의 난관이었다.
옥수빙백장 백빙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저려오는 옥수를 내려다보다가 눈앞의 불의 화신같은 홍의 미녀를 노려보았다.
"대, 대수인?"
"천룡파의 전인인 미녀가 중원에 들어와서 불패신화로 설치고 다녔다더니,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
산을 받쳐 든채로 느린듯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백빙의 허리를 안아주며 유신백이 다소 놀란 음성으로 말했다.
"그래요. 안다면 이 자리를 피해 다른 곳에서 승부를 겨루는 것이 어떻겠어요?"
홍마녀 레나의 봉목을 지그시 바라보던 화옥신랑은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이 사실을 아는가, 천룡파와 서역의 제일을 다툰끝에 패주하여 중원의 북방 설원에 뿌리박은
포달랍의 이단파인 산궁의 이름을..."
"산궁!"
홍마녀는 기다란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전율했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 위에서 마주친다라더니...
아무래도 저 환풍살막의 사내는 산궁의 전인임이 틀림없었다.
"자, 빙매는 쉬구려, 이 유랑이 천룡파의 유명한 오뢰신장을 받아봐야겠소."
"오뢰신장, 설마 실전된지 오래되었다는 천룡파의 절정무예를 그녀가 전수받았겠어요?"
"......좋아요."
홍마녀는 최대한 남아있는 기력을 조절하며 기를 충만하게 온몸 사지백해로 흘려넣었다가 오뢰신장의 구결을 운용하며 기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파지직...파직.... 뢰의 기운이 그녀의 몸을 뒤덮고 이내 안광에서 흘러나오는 터질듯한 뇌전의 기운이
옥수빙백장 백빙과 유신백의 눈을 부릅떠지게 만들었다.
"진심이로군."
산을 조용히 하단에서 상대의 목젓을 노리고 뻗은 유신백이 산궁의 절기인 일종의 사량발천근의 묘수가 담긴 산법을 펼치며
그대로 찔러갔다. o슈슈슈슛!!!
단 세개로 나뉜 산의 묵빛 잔영이 정확히 목젖 가슴 하단전을 노리며 달려들고, 실제로 세군데 동시에
예리한 공력이 뒤덮었다.
"오뢰신장!"
"파팡~파파팡파팡파파파팡!"
연거푸 장법을 펼친 홍마녀의 첫장, 둘째 장 셋째 장까지 엄청난 기세로 대해의 기운처럼 뇌전이 뻗어나가자
갑작스레 산이 활짝 펴지며 그대로 뇌전의 기운을 받아튕기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강기폭풍이 주위를 뒤덮으며 진공상태로 만들어버렸다.
"!!"
홍마녀는 자신이 펼친 기운이 되돌아오는듯한 압박감에 이를 악물며 네번째 ....그리고 마지막까지 오뢰신장을 펼쳤다.
천룡파의 전인으로서 피할 수 없는 결투였다.
"펑~!"
동시에 산이 터져나가며 화옥신랑 유신백은 한쪽 팔에 필생 공력을 모아 타앗! 하고 홍마녀의 공세를 받아냈다.
"큭..."
유신백의 오른쪽 콧구멍을 타고 핏물이 흘러나왔다.
"유랑!"
비명을 지르며 뒤에서 뛰쳐든 백빙이 머리칼을 곤두세우며 빙옥수를 12성까지 끌어올려 홍마녀의 오뢰신장에 있는 힘껏 퍼부었다.
"팡~!~~~!"
"~~~~~~~~!!!!"
동시에 서풍홍나며 레나는 뒤로 쉴세없이 뒷걸음치며 10보를 물러서다가 주저앉으며 그대로 울컥! 하고 검은 피를 파리한 입술
사이로 뿜어내고 연거푸 울컥 피를 쏟으며 가슴을 짓누르고 말았다.
"호호호....산궁의 전인이 두명 이었나요....웁~...."
홍마녀의 비아냥 거림을 흘려듣던 화옥신랑 유신백의 검미가 하늘로 치솟으며 그 옆에 서서 걱정어린 눈길로 유신백을 바라보던
백빙의 뺨에 손찌검을 날렸다.
"짝~!"
백빙은 뭐가 어떻게 된지도 모르겠다는듯 의아하고 멍한 눈길로 유신백을 쳐다봤다.
금세 발갛게 부풀은 뺨의 손바닥 자국은 유신백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대변하고 있었다.
"유, 유랑..."
요염하고 매혹적인 미녀 백빙의 흐르는 관능미는 어느새 가셔 있었고, 서글픈 눈길이 남았다.
"왜 그랬소!"
"왜 라니요...그야 유랑이... 유랑이..."
"아아아~!~~~!"
크게 외마디 소리친 유신백의 공력이 대불사를 그대로 떨어울렸다. 유신백의 공력의 심후함은 대단하여 장내의
뭇 고수들의 싸움을 일순간 정지시키는 힘이 있었다.
사파의 환풍살막의 고수라 할지라도 그 이전에 자파의 명예를 건 결투였던 것이다.
유신백의 눈길이 오장육부를 심히 상한 것이 틀림없을 서풍홍마녀에게 향했다.
애처롭게 흐르는 붉은 선혈을 입가에 담은 서역의 절세미녀가 초연한듯한 푸른 눈길로 유신백의 눈길을 힘없이 바라보았다.
"협아야...협아야...."
서풍홍마녀는 오장육부가 뒤흔들린 순간부터 호협아의 생글거리던 앳된 얼굴을 떠올리며 배시시 엷은 미소를 지었다.
"나 화옥신랑 유신백의 이름을 걸고 후일에 정정당당히 승부할 것을 청하오."
유신백은 포권하며 정중히 레나를 향해 예를 취했다.
"그럼...대불사에서 일단...다른 곳으로..."
홍마녀의 끊어질듯한 목소리에 유신백의 눈썹이 꿈틀 거렸다.
"그건 안될말이오. 환풍살막의 일대 대사의 일환인지라......빙매, 어서 대불사를 샅샅이 찾아보오. 분명 있을게요.
그대가 점찍은 곳이 아니오."
".......유랑, 용서...한건가요?"
유신백을 희롱하듯 밤의 요부로서 성을 탐닉하며 성을 위한 기둥서방처럼 여기면서도 유신백의 이런 굳으면서도
확실한 일면이 옥수빙백장 백빙이 한남자로 만족 못하면서도 혼인이후로 유신백만을 위한 요부가 되도록 한 모태였다.
유신백이 살짝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미 저지른 일을 어쩌겠소. 나도 미안하오, 그만 손찌검을 하고 말았으니..."
홍마녀의 퇴패를 어이없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살수당의 고수들...사실 운초강을 비롯한 절정 신진 고수들또한 고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특히 청홍쌍화의 공력은 뛰어나 십이지화만으로도 만만찮게 밀리던 그들이기에
울분을 삼키면서도 대불사를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운초강의 검은 반동강이 나 있었고, 위지혁의 한쪽 눈썹은 휭덩그래 베어나가 피가 줄줄 흘러 한쪽 얼굴을 덮고 있었으며,
소림의 무승 불화수 이영의 옷자락은 갈기갈기 찢겨 성한 곳이 없었다.
그들을 원조하던 능조연의 머리칼은 번개맞은 듯 풀어해쳐져 얼마나 위태한 싸움을 벌였는지를 대변해주었다.
호협아...잠자고 있었나? --; 잠자코 있었던 호협아는 손에 땀을 쥐며 몇번이고 뛰쳐 나가려던 몸을 제어하고 있었다.
혈마교의 심정정의 상처도 깊었지만, 아직 강호 무림에 혈마교의 위치는 그 빈자리가 클 수 밖에 없었다.
환풍 살막이 여지껏 대 백도 정벌을 미루는 것 또한 혈마교와의 껄끄러운 사파 대립이 줄기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그가 존경하며 사랑하는 정인이자 사부 홍마녀가 한순간에 크게 중상을 입을 줄이야....
"사부!!!"
홍마녀의 정신없이 뒤로 밀려나 쓰러지는 모습에 간장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낀 호협아는 드디어 참지 못하고
번개같이 신형을 뽑아내어 서풍 홍마녀 레나의 등뒤로 내려섰다.
미세한 인기척이지만 절정고수의 수좌를 차지하는 레나는 아군중에 이만한 고수가 없음을 알기에 슬며시 처연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정당당히...승부...어차피 믿지..않았으니...어서...죽여...요."
아마도 유신백이 지시한 것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마도 아까 본 두명의 젊은 미녀 고수들중 한명이 뒤에 서서
검을 들고 목을 내리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라 생각榮?
살수당의 젊은 고수들이 당해낼 고수들이 아니었다.
"다만...일행들은...목숨만은...살려주길.....읍..."
홍마녀는 가늘게 눈을 뜨며 앞쪽을 바라보며 유신백에게 간청했다.
금성회에 그것도 살수당이 두번이나 이런 참사를 당한다면 백도 무림의 양대 패주로 자리잡은 금성회의 체면은
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이요, 천방지축 날뛰던 그녀를 인도해주며 깨우쳐준 금성회의 취금성에게도 죽어서도
면목이 없어짐은 진배 다름없는 일이었다.
"....저 소년은....."
"혈마교의...혈룡마천황이라던가가 아닐까요? 듣기로 반노환동의 혈마교의 전대 고수라는..."
유신백과 백빙의 갸웃거림과 대화가 들리자, 그리고 혈룡마천황이라는 말에 홍마녀의 전신은 사시나무 떨리듯
후들후들 흔들렸다.
"혀, 협아가?"
"사부."
등뒤에서 들러오는 음성은 분명 그녀의 제자 호협아의 목소리였다.
어찌 잊을 수 있으라, 첫 제자이며 첫 사랑의 사내이거늘...
"너무하오. 어찌 그리 쉽게 이 제자를 버리고 갈 수가 있단 말이오."
"........."
홍마녀는 어깨를 좁히며 두 눈가에 눈물을 담뿍 담아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대로 그녀의 등뒤에 앉으며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는 굳건한 팔과 다가온 소년의 얼굴은 분명 호협아였다.
"협아야...."
주르륵...하고 홍마녀의 두 눈 가득한 눈물이 고운 볼을 타고 흘러 턱끝에 매달리며 땅으로 뚝뚝 하고 떨어져 내렸다.
호협아 또한 끓어오르는 정과 연민과 만감이 교차하는 터에 눈물을 흘리며 홍마녀를 힘주어 안으며 혀를 내밀어
홍마녀의 입가에 흐른 피를 ?아가며 속삭였다.
"이제 다시는 떠나지 말아요. 사부 없이는....나 호협아도 없다는 것을..."
홍마녀는 눈을 몇번이고 깜빡이며 답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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