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상상 - 상편5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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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가 흥분한 나머지 방아쇠를 당기려 했고 모두 잠시 후에 일어날 일을 예상할 수 없는 긴장상태에 빠졌다.
그때 선화가 무의식적으로 권총을 들고 있는 동수의 손을 후려쳤고 손에서 놓아진 권총은 빙글 돌아 무사히 병희의 발 앞에 떨어지고 말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을 염려하고 대비해야만 했던 병희는 갑작스럽게 역전된 전세를 전혀 낯설다거나 우물쭈물함이 없이 그냥, 말 그대로 가만히 받아들였던 것이다.
"계속해."
권총을 오른 손에 든 병희가 말했다.
"어서 하던 짓거리를 계속 해보란 말야!"
병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공사용 트럭이 지축을 흔들며 지나가는 소리도 들렸다.
선화는 지진이라도 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하는 거야? 왜 그래?"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화는 병희의 엇나가는 행동에 울부짖었다.
하지만 병희는 동수의 얼굴을 겨냥하고 당길 준비를 했다.
겁을 집어먹은 동수는 하는 수 없이 선화를 향한 일방적인 섹스를 해야 했다.
"좋아. 더 열심히 해봐."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나한테."
선화는 최상의 배신감과 모욕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이 자식을 선택한 건 너야. 네 입으로 날 사랑한다고 해놓고도 말이지."
병희가 광기 어린 눈으로 말했다.
"이번에는 날 갖고 실험한 거야?"
선화의 얼굴에서는 쉴새 없이 눈물이 쏟아져 거실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었다.
그 사이에도 성욕을 발견한 동수는 현재 상황을 잊은 듯 열중하고 있었다.
"괜찮아. 그렇다고 널 미워하거나 미워하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니까. 그냥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고싶었을 뿐이야. 난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저 불쌍한 녀석과 뒹군 기분이 어때, 좋았어?"
"다, 모두 다 네가 이렇게 만든 거야......"
선화는 흐느끼며 병희를 향해 조금씩, 하지만 너무 조금씩 다가갔다.
잡을 수도 없으면서 다가오는 선화와 그 뒤에 매달려있는 동수를 병희는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동수는 이제 말려도 어쩔 수 없는 내리막길에 다다른 것처럼, 심지에 불이 붙은 폭탄처럼 그리고 실험용 기계와 짐승처럼 발광했고 선화는 바닥에 얼굴을 처박은 채 죽은 듯이 늘어져 있었다.
"그만 해."
병희가 말했지만 동수는 고개를 저으며 잠깐만 기다리라고 말했다.
"그만 하라고 했어. 빼."
조용히 위압감을 실어 말했지만 동수는 오히려 더 빠르게 꼭지점을 향해 달려갔고 결국에는 사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그때 종말, 섹스의 끝이 아니라 모든 것의 끝을 알려오는 소리가 들렸고 눈으로 본 것은 그 다음의 일이었다.
병희는 방아쇠를 당겼고 이마에 정통으로 총알을 맞은 동수는 그대로 고꾸라졌으며 처음 들은 굉음에 놀란 선화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렸다.


"모든 게 멈추지 못해서 끝나는 거야."
병희는 다소 놀라워하며 낮게 읊조렸다. 굉음 후의 일시적인 고요가 화약 냄새와 함께 흘러다녔다.
"이봐, 괜찮은 거야?"
병희가 바닥에 늘어져 있는 선화를 향해 물어보자 선화는 조금씩 꿈틀 거리며 고개를 들었고 어깨를 들었고 상체를 일으켰다.
그때까지 그녀의 한 손에 들려있는 고기칼을 병희는 보지 못했고 그녀가 칼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무거운 그것이 자신의 배를 향해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이런 결과도 예상했어?"
선화는 핏발이 가득 선 눈으로 병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병희는 손에 들고 있던 권총을 끝까지 놓지 않고 선화의 머리를 겨누었다.
선화는 눈을 감고 최후의 순간을 기다렸지만 병희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이건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결말이군. 왜, 죽으려고 하지. 그러고도 살 수 있는 거야. 앞으로 잘 살면 되지......"
병희는 마지막 남은 호흡으로 그렇게 말하고 쓰러졌다.
선혈이 소파와 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지만 이미 어둠이 깔리고 있어서 모든 것이 흑백으로 느껴졌다.
잠시 이성을 잃었던 선화는 뒤늦게 모든 상황을 깨닫고 고개를 휘저으며 알 수 없는 소리를 질러댔다.
"거실이 온통 피범벅이야......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선화는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었고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달려 나갔다.
위로, 위로 아파트 옥상을 향해 선화는 숨이 차오르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쉼 없이 달렸다.
"무서워...... 무서워......"
옥상의 문은 화재를 대비해 열려있었고 선화는 밖을 갖기 위해 문을 열고 나아갔다.
갑자기 어두워졌던 것은 봄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나 보다.
모든 것을 가릴 수는 없지만 많은 것을 가려줄 수 있는 어둠이 준비되어 있었고 봄비믐 샤워기를 통해서 나오는 물처럼 상쾌했다.
잠시 쭈그리고 앉아 있던 선화는 몸에서 씻겨 나가는 핏물을 보다가 콘크리트 바닥 위에 똑바로 누웠다.
낮동안 덥혀진 바닥을 식히며 미지근하게 덥혀진 봄비가 고운 핏빛으로 물들어 선화의 몸을 흘러갔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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