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gotten Battle, 러시아 하늘의 조선인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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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 Check your Six, One-O-Nine Low!!"

윙맨인 포츠크로포스키의 긴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린 순간 난 끝장 난 것을 알았다. 이미 바싹붙은 독일기, 브레이크를 한다고 해도 충분히 나를 날려버릴 수 있는 거리였다.

"Break!! Break!! Break!!"

윙맨의 다급한 음성과 동시에 등에 묵직한 통증이 온다. 이제 끝났다. 한발, 두발, 네발...
타향말리에서 이름도 모르는 양놈에게 죽는 구나 고향인 개성에서는 한참 동치미 국수를 말아먹을텐데.. 의식의 끈은 점점 멀어진다.

....

내 이름은 황길주, 황해도 개성생이다. 3.1 만세운동이 있던 해 가을 태어났고 황씨일족의 유일한 혈육으로 딸부잣집의 맥을 끊는 귀한 손이였다. 문가였던 집안은 몰락했지만 유복했고 시집간 큰누나를 제외하고 다섯 명의 누나와 오붓하게 살 형편은 되었다. 그 사건이 생기기 전까지는…

우리 넷째누나는 개성바닥에서 가장 이쁜 아가씨였다. 비록 신학문을 하지 못한 구여성이였지만 어떤 신 남성도 탐을 내는 미색에 규방교육을 제대로 받은 규수였다. 다른 누나는 다 나가 놀더라도 넷째누나만은 예외였다.

“녀석 지 어미를 어쩜 그리 닮는가?”

아버지의 말 한 마디로 끝이였다. 다른 누이들이 신학교를 다니고 신학문을 하더라도 넷째누이만큼은 집에서 재색을 가꾸었다. 모든 누이가 작은 누이를 시샘했지만, 아버지의 말씀은 법이였고, 또 넷째누이가 너무나도 잘했다. 바보소리를 들을 정도로…

내 나이 열둘 되던 해 넷째누이가 단오 놀이 나간 것이 죄였다. 열여섯 규수가 바깥바람을 쐰 것이 도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지소의 가토 주임이 누이에게 반한 것이 사단의 시작이였다.

가토 주임은 처음엔 정말 신사적이였다. 우리 누이를 보고 바로 집으로 찾아와 아버지에게 교제 허락을 얻으려 했다. 물론 뼛골까지 양반이셨던 우리 아버지에게는 택도 없는 소리였지만 말이다.
“포졸녀석이 그것도 왜노무시키가 감히 지체높은 집 아낙을 넘봐”

그 후로도 가토주임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장마철에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대문 앞에서 아버지를 기다렸으며, 가을 걷이가 한창일 때도 늦가을 땡볕아래에서 우리집 처마밑을 서성였을 뿐만 아니라 엄동이 온 후에도 우리집 대문 앞에는 늘 가토주임이 있었다.

한번은 만나주실만도 한데 아버지는 끝까지 고집이였다.

“다시는 내 집앞에 출입하지 말게”

어느 추운 겨울날 아버지의 똥벼락을 맞은 가토 주임은 다시는 우리 집 앞을 찾지 않았다. 나는 물론 알고 있다. 의병 나가 왜병 총에 맞아 죽은 큰아버지의 원한이 컸다는 것을…

우리 큰아버지 황초시는 개성에서 유명한 수재였다. 어려서 사서삼경을 뗀 것은 물론이요 황해도에 유명한 초생들과 교류를 텄었고, 문리에 있어 민공이 인정을 하였고, 천하 명필 이완용에게 편액을 받을 정도의 대 선비였다. 물론 이완용의 편액은 집에 오자마자 격파 되었지만 말이다.

을사조약이 체결되고, 황제폐하의 밀사가 헤이그에서 할복한 후에 큰 아버지는 동문들을 모아 의병에 나가셨고, 한성전투가 한창이였던 1909년 가을 한성 앞 왕십리에서 매복한 왜병에게 총맞아 돌아가셨다. 주검이 어찌나 참혹하였던지 큰아버지의 유패를 들고 온 거지꼴의 서생은 우리 아버지를 보자마자 대성통곡하고 3일 밤낮을 술독에 빠져 지내다가 도망갔다 했다.

가토주임이 똥물을 맞고 돌아간 날 우리는 모든 일이 끝난 것으로 알았다. 아직 꼬장꼬장한 선비인 우리 아버지 황진사의 힘이 남아 있는 것으로 생각했고 기가 꺾인 가토 주임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종자쌀을 꺼내던 날 사건은 터지고 말았다.

동무들과 놀고 들어오는 저녁 경 동구 바깥에서 콩볶는 소리가 들려왔다. 봄에 콩이 날리가 없는데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난 태어나서 가장 무서운 광경과 마주쳤다.

피투성이가 된 조선 청년이 육혈포 한 자루를 쥐고 왜경들과 총격전을 벌이며 도망을 치고 있는 것이었다. 왜경들은 알아듣지 못할 욕지거리를 하며 당장이라도 조선청년을 때려죽일 기세로 따라오고 있었고 조선 청년은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었다.

조선청년이 뒤를 돌아 볼 때마다 왜경들은 한 명씩 쓰러졌고 그 때마다 왜경들은 욕설을 더 크게 하며 콩볶는 소리를 내는 소총을 쏴재꼈다. 검은 옷을 입은 왜경 뒤에는 역시 검은색 가죽 잠바를 입은 가토 주임이 있었다.

너무나도 무서웠던 나와 동무들은 동구 앞 삼사에 엎드려 고개만 박고 있었다. 총소리가 멀어질 무렵 내 동무 민구가

“길주야 저 아재 너네 집으로 들어간다!!!”

고개를 들어 집 쪽을 본 순간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가토 주임이 인솔하는 왜경이 조선 청년을 우리집 쪽으로 밀어 붙이고 있었고 조선 청년은 이미 한발을 맞은 듯 피투성이가 되어 담을 넘는 것이 아닌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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